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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9 22:26 수정 : 2006.03.19 22:26

한발 늦은 투수교체…구대성 결장 아쉬움
일, 절묘한 대타작전으로 무더기 5득점


누가 ‘행운의 7’이라 했던가.

삼 세번째 승부, 한국과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앞선 두번의 패배를 뒤집고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일본과,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리는 한국은 ‘이것이 야구’라는 명제를 실천하듯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 받았다.

한국은 5회까지 55개의 공을 던진 선발 서재응을 6회초 좌완 전병두로 교체했다. 1번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좌타선을 겨냥한 적절한 교체였다. 전병두는 김 감독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90마일(144㎞)을 넘나드는 빠른 공으로 스즈키 이치로 등 3명을 가볍게 돌려세웠다.


운명의 7회초. 일본의 타선은 4번 마쓰나카 노부히코, 5번 다무라 히토시, 6번 이마에 토시아키 등 오른손 슬러거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왼손 전병두를 계속 마운드에 올렸다. 워낙 뛰어난 전병두의 구위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병두는 첫 타자 마쓰나카에게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에서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가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고 말았다. 김 감독은 ‘잠수함’ 김병현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김병현은 희생번트에 실패한 5번 다무라를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다. 이때까지 한국 벤치의 계투작전은 탈이 없어 보였다.

오 사다하루 감독은 이마에 대신 왼손 후쿠도메 고스케를 타석에 내세웠다. 승부처였다. 순간 김 감독은 고민했다. 정석대로라면 구대성을 내세울 타이밍이었지만 김 감독은 왼손 타자에게 약한 김병현을 교체하지 않았다. 구대성이 옆구리에 담이 들려 출전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병현은 볼카운트 1-1에서 후쿠도메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120m짜리 홈런을 얻어맞았다.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다.

김 감독은 그래도 김병현을 믿었다. 다음 타자는 왼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김병현은 오가사와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사토자키 도모야 타석 때 패스트볼로 1사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사토자키에게 왼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그제서야 왼손 봉중근으로 투수를 바꿨다.

그리고 봉중근에 이어 국내 에이스 손민한을 투입했다. 그러자 오 사다하루 감독은 다시 대타 작전을 썼다. 이날 3타석에서 볼넷 1개로 침묵하는 아오키 노리치카 대신 야모토 신야를 넣은 것. 그는 초구를 좌전 적시타로 만들었고, 스즈키 이치로가 좌전 적시타까지 터뜨려 한국은 고개를 떨구었다. 무려 5실점.

한국은 지난 6경기에서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평균자책 1.33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날 7회초에 보여준 투수교체는 되레 한박자씩 늦었다. 구대성이 있었다면, 7회 시작할 때부터 오른손 타선을 겨냥해 김병현이 나왔을테고, 일본이 왼손 후쿠도메를 대타로 기용했을 때 구대성을 기용했을 것이다. 반면 일본은 절묘한 대타작전을 두차례나 성공시키며 기적같이 결승에 올랐다.

샌디에이고/권오상, 김동훈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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