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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왕정치, 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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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시마·장훈·왕정치… 그리고
첫 시범경기서 맹타… ‘4번타자’ 꿰찰까 관심 “나가시마 시게오 → 장훈 → 왕정치의 명성을 이어간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이 일본 프로야구 최고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4번 타자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승엽은 22일 요미우리 이적 뒤 처음으로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일본 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스포츠 닛폰>은 “(이승엽의) 겸허한 코멘트와 정반대로 타구는 강렬했다. 맞대결 경험이 적은 센트럴리그 투수에 대해 적응한 모습이 돋보였다”고 높게 평가했다. <스포츠 호치>도 “이승엽이 조만간 그리게 될 아치는 시즌 개막을 향한 최고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시즌 개막 전 4번 타자로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이승엽은 23일에도 요코하마 베어스타스와 시범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소 주춤은 했으나 이승엽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면 시즌 개막 뒤에도 4번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높다. 이럴 경우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와 ‘안타제조기’ 장훈, ‘홈런왕’ 왕정치 등 전설적 타자들이 거쳐간 요미우리의 역대 70번째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머린스에서 뛰던 지난 2년 동안 ‘거포’로 인정받기엔 조금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30홈런 82타점을 올렸지만, 타율은 0.260에 머물렀다. 올해 요미우리에 전격 입단한 이승엽은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않은 채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출전해 팀내 주전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우려됐다. 하지만 세계야구클래식에서 맹활약한 덕분에 시범경기 첫 출장에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고, 23일에는 구단주로부터 1억원 상당의 특별격려금까지 받았다. 행운도 따랐다. 4번을 맡았던 주장 고쿠보 히로키가 마침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승엽은 시차적응도 덜된 상태에서 맹타를 휘둘러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수준급 왼손투수인 상대 선발 이시카와 마사노리한테서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뽑아냈다. 더는 ‘플래툰 시스템’(주전경쟁)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의미가 담긴 한방이었다.올해는 이승엽에게 더없이 중요한 해다. 이승엽은 세계야구클래식이 끝난 뒤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요미우리와 1년 계약한 이승엽이 올 시즌 4번 타자로 맹활약한다면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승엽의 눈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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