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24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서 WBC에서 맹활약한 박찬호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늘어난 행복감과 팽배한 자신감이 호투로 연결될 수 있을까. 박찬호와 샌디에이고는 조만간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으로 출발한 이 기사는 WBC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호투, 그의 결혼,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 트레버 호프먼과 박찬호가 나눈 대화 등을 비중있게 전했다.
이 신문은 'WBC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투구는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에 이르기까지 지난 해 거의 볼 수 없던 내용이었다. 박찬호는 WBC에서 10이닝 동안 무실점에 볼넷이 한 개도 없었다. 또 한국대표팀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WBC를 통해 불행한 과거를 잊을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텍사스에서 부상과 그로 인한 실망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유니온 트리뷴'은 박찬호가 이번 WBC를 준비하면서 어느 때보다 마운드에 먼저 올랐고 같은 팀 동료이자 미국대표팀 선발이었던 제이크 피비보다 여덟 번이나 더 실전 투구를 했던 사실에 주목했다.
박찬호는 WBC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결혼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은 것도 부활하게 된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와이, 서울, 일본에서 진행된 '세 번의 결혼식'을 통해 가정을 꾸렸고 이전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에는 야구 외 다른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특히 가족이 생겼고 곧 있으면 2세도 태어날 것"이라고 자랑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8월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뒤 '지옥의 종소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마무리 호프먼으로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호프먼은 박찬호에게 '불펜에 있을 때는 마운드의 흙을 바라보고 실전 마운드에 오르면 잔디만을 응시하라. 관중은 절대 쳐다 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찬호는 지난 13일 멕시코와의 WBC 본선 첫 경기에서 호프먼의 조언에 따라 행동했고 마지막 타자에게 볼카운트 0-3의 절대 열세에서 삼진을 빼앗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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