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5 16:52
수정 : 2006.04.15 16:52
'파벌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선수 자격대회 준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빙상연맹은 15일 오전 시작된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21회 전국남녀 종합쇼트트랙선수권대회 겸 2006-2007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선수 자격대회에 앞서 혹시나 생길지 모를 학부모들과 코치들의 '파벌싸움'에 대비해 경찰병력을 요청하는 강수를 뒀다.
국내에서 쇼트트랙 대회를 치르면서 경기장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빙상연맹측 설명이다.
파벌문제로 뒷말을 남겼던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0명이 모두 출전하는 데다 이번 대회 결과를 통해 오는 9월 열릴 대표선발전 출전자격을 얻게 됨에 따라 자칫 과열될 수 있는 경기 분위기를 진정시키겠다는 연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일 인천공항에서 벌어졌던 빙상연맹 임원과 학부모 간 물리적 충돌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이 때문에 경기장 입구는 물론 관중석에도 경찰들이 대기하면서 관중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등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 뿐 아니라 연맹은 경기장 주변에 4대의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 판정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했고, 경기 전날에는 참가하는 선수들의 지도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2시간 넘게 감독자 회의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또 관중석이 좁아 미처 못 들어온 관중을 위해 2층 라운지에서 경기장면을 중계방송하는 등 혹시나 뒷말이 나올 수 있는 사항들을 사전에 차단했다.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대표선발전 출전 자격대회까지 겸하는 대회라서 학부모들의 분위기가 달아오를 수 있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쇼트트랙 파벌문제가 국민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난 13일 예정됐던 토리 노동계올림픽 선수단의 청와대 만찬이 취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아쉬움을 남겼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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