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5 20:05
수정 : 2006.04.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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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선발투수 박찬호가 지난달 28일 로스앤젤레스 앤젤스와의 봄철 훈련경기 4회에서 앤젤스 타자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이마의 땀을 닦고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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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도도 문제지만 하체 이동이 더 큰 문제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43) 프로야구 삼성 감독이 '코리안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하체 이동에 걱정을 나타냈다.
15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선 감독은 이날 박찬호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합숙 훈련 때부터 박찬호의 하체 이동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선 감독은 "박찬호의 경우 던질 때 키킹 동작에서 왼발이 착지하기 전에 오른 발이 마운드쪽으로 일찍 돌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던지는 팔이 뒤에서 나오게 된다. 물론 당시에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오늘 부진한 것은 아마도 그 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투수는 던질 때 키킹 후 왼발이 땅에 착지한 뒤 중심을 둔 오른발을 마운쪽으로 돌리고 동시에 팔과 함께 같이 나오면서 뿌려야 하는데 오른 다리가 먼저 돌아가고 팔이 나중에 나오다 보니 힘있는 투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 감독은 "팔각도가 내려오면 공의 궤적이 횡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타자들이 볼 수 있는 면(面)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박찬호가 던지는 팔을 좀 더 높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선 감독의 '밸런스 이론'으로 팔과 다리가 따로따로 놀기 때문에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얘기다.
선 감독은 WBC 대회 기간을 회상하며 "김병현, 김선우(이상 콜로라도) 등이 대회 기간 동안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빅리그 코치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아마 몸값이 비싼 선수들에게 조언을 했다가 '잘릴까봐'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문제는 해외파 투수들이 자신이 어떻게 던지는가를 정확히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기에 간단한 조언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될 텐테"라며 먼 곳에서 도와줄 수 없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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