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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의 시오타니 가즈히코가 16일 한화와의 대전경기 3회초 1사 2·3루에서 1타점 중전안타를 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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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 리그’서 3호-4호 홈런 ‘타격감각 절정’
시오타니 가즈히코가 에스케이의 4연승을 이끌었다. 에스케이 3번 타자 시오타니는 16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2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8-2 승리에 앞장섰다. 개막전 이후 7경기에서 30타수 13안타를 기록한 시오타니는 이날 현재 15타점으로 타점부문에서 유일하게 10타점을 넘어섰다. 또 홈런 부문(시즌 3호) 공동 2위, 타율(0.433) 3위를 달리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첫 타석을 3루 땅볼로 물러난 시오타니는 2-1로 앞선 3회 두번째 타석 1사 2·3루에서 한화 선발 정민철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쳤다. 이어 6-1로 크게 앞선 4회 세번째 타석 2사 1루 땐, 한화 두번째 투수 신주영으로부터 왼쪽담장을 넘기는 2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시오타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자의 병살타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에스케이는 선발 송은범이 5⅓회 동안 홈런 2개 등 7안타를 맞았으나 2점만 내준데다, 시오타니 외에 캘빈 피커링(미국)과 이대수의 홈런 등 장단 9안타를 집중시킨 타선이 살아나며, 이도형의 연타석 홈런으로 버틴 한화를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수원에선 현대가 선발 장원삼이 8회 동안 30명의 타자를 산발 4안타로 막고 삼진 7개를 솎아내며 호투한 가운데, 정성훈이 1회 만루홈런(시즌 1호)을 터뜨린 데 힘입어 기아를 4-0으로 물리치고 3승째를 거뒀다. 부산 사직에선 롯데 4번 타자 이대호가 4-5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무사 2루에서 엘지의 여섯번째 투수 경헌호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2점포로 팀의 극적인 역전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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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시오타니 가즈히코(32·SK). 한-일 타자들이 각기 외국인선수로 두나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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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타자 이승엽은 16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0이던 2회초 첫 타석 때 선두타자로 나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1점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두번째 타석에선 1-2루간 깊숙한 내야안타로 진루한 뒤 고쿠보의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난달 30일 개막전에 이어 2일과 9일 아치를 그리는 등 일요일 홈런 3방을 포함해 시즌 4호홈런을 기록했다. 또 7경기 연속 2안타 이상을 쳐내는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린 이승엽은 타율이 전날 0.415에서 0.414(58타수 24안타)로 약간 낮아졌지만, 타점(15)과 득점(20)을 늘리며 팀의 8-7 승리에 기여했다. 이승엽이 이처럼 일본에서 최정상급 타격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일본 진출 3년째를 맞은 이승엽이 일본 투수들의 구종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점이다. 일본 투수들은 슬러거들을 상대할 때 몸쪽에 바짝 붙이는 공을 던지는데, 이승엽은 개막전부터 몸쪽 공을 잘 공략해 홈런과 안타를 터뜨렸다. 또 바깥쪽 공에 대해선 가볍게 밀어쳐 안타를 기록하는 등 직구와 체인지업, 싱커 등 구종과 구속에 관계없이 안타를 양산시키고 있다. 이승엽이 이날 요코하마의 선발 좌완 요시미 유지로부터 4호홈런을 쳐낸 구종도 몸쪽 가운데 시속 135㎞의 직구였고, 두번째 내야안타는 바깥쪽 낮은 128㎞짜리 슬라이더였다. 두번째로는 선수들과의 융화다. 이승엽은 개막 직전 ‘요미우리의 4번타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고도 “타순에 관계없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함으로써 ‘겸손하면서도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 일본 선수들과의 단합을 위해 힘썼다. 실제 그는 팀 동료들의 적시타나 홈런에 대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얻은 자신감도 크게 작용했다. 이승엽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동한 야구클래식에서 홈런(5개)과 타점(10), 총루타(23) 부문에서 단독 1위에 오름으로써 어떤 무대에 서든 ‘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자신감을 얻게 됐다. 국내 무대에서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태도로 아시아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이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전설의 4번타자’로 명성을 남길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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