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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3 10:43 수정 : 2006.04.23 10:55

이승엽 4호 홈런 폭발 16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자이언츠-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요미우리 이승엽이 우측담장을 넘기는 시즌4호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잘 치든 못 치든 상관없이, 또 상대 선발이 좌투수여도 게임에 매일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요미우리에 온 것을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주포 이승엽(30)은 새 팀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상대투수가 좌우완이냐에 따라 출장이 좌우되던 '플래툰시스템'에서 벗어나 날마다 글러브를 끼고 몽둥이질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

19경기를 치르면서 4번의 결승타, 홈런 5방, 타점 18개를 올리며 단숨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선 이승엽은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22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라이벌전에 앞서 무너지 타격폼을 다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이승엽을 만나 그의 야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4월 한달 대단한 성과를 냈다.

▲이제 시즌의 1/10이나 했나. 시즌이 끝나봐야 하는 일이고 아직 멀었다.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줄 기대했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가 열렸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과 개인 훈련을 열심히 소화해 가능한 일이다.

현재 몸무게는 어떤가.

▲95Kg를 유지하고 있다. 빗맞아도 (펜스를) 넘어가면 좋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살찌운다. 몸무게가 금방 빠지고 찌는 체질이라 현재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언제 가장 요미우리에 잘 왔다고 생각하는가.

▲게임에 매일 나갈 때, 상대 선발이 왼쪽 투수여도 잘 치든 못 치든 간에 계속 나갈 수 있을 때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요미우리의 4번이라는 책임감은 주로 언제 느끼나.

▲매번 인터뷰 할 때마다 든다. 인터뷰 피(fee, 일본은 선수가 구장 바깥에서 따로 만나 인터뷰할 때 해당 언론사에서 돈을 준다)는 아직 받아보지 못했지만 경기 전 인터뷰를 원하는 언론사와 짧게 5분 정도는 얘기를 한다. 물론 경기에 지장을 주는 인터뷰는 사양한다.

요미우리와 전 소속팀 지바 롯데의 차이점을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은.

▲(요미우리는 팬이 많다 보니) 구단으로부터 웬만하면 사인을 다 해주고 매스컴에 대답을 잘 해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센트럴리그를 평가한다면.

▲퍼시픽리그에 비해 더 잘 던지고 좋은 왼손 투수들이 많다. 실제 2주전 주말부터 도이, 요시미(이상 요코하마), 이시이, 이시카와(이상 야쿠르트), 이가와 게이(한신)까지 5명의 좌투수들을 연달아 상대했다. 컨트롤이 좋다.

스트라이크존은 어떤가.

▲센트럴리그는 퍼시픽리그에 비해 좌우가 넓다. 상하는 비슷하다.

우치다 준조 타격코치가 특별 지도를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타격할 때 리듬을 잡으라고 주문하신다. 우치다 코치가 선수 스타일에 맞게 알아서 맡기는 분이기 때문에 나와 잘 맞는다. 그 분의 스타일에 공감하고 있다.

센트럴리그 투수들의 볼배합이 다양한데.

▲아직 상대를 해 보지 못해 경험이 없다 보니 그렇다. 전력분석원이 대비를 해 줄 것이다.

체력에서 문제는 없나.

▲지금 체력은 아주 좋다. 다만 6~7월이 되면 불안할 수 있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다.

새 팀에서 심적인 부담감은 없나.

▲물론 못 치면 부담감이 생긴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좋은 상태다. 원정가도 선수들과 어울려 바깥에서 식사도 잘 한다.(이승엽은 이 때 앞을 지나가던 외야수 오니시 다카유키(35)를 한국말로 '형'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일본 선수들이 "김치 먹었느냐"를 아침 인사로 건네고 "나도 승짱처럼 김치를 먹어야겠다"며 말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승엽 선수가 워낙 잘해서 비슷한 시간 열리는 한국프로야구 관중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정색을 하며) 나 때문이 아니라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중 동원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팬서비스를 확중해 팬들을 모을 생각을 해야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일본을 보라. 특정 스타가 메이저리그로 갔다고 해도 몇 만명씩이 모여든다. 한국은 고작 몇 천명 밖에 오지 않는가. 한국은 현재 '10년전 시스템'으로 모든 것을 하려 하고 있다.

WBC 후 팀 동료인 우에하라 고지와 똑같은 격려금(1천만엔)을 받았는데.

▲요미우리에 와서 보여준 게 없는 마당에 똑같은 금액을 줘서 정말 놀랍고 고마웠다. 한국에서 같은 팀의 용병이 WBC에서 잘 했다고 해 그 정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바 롯데에서의 2년간의 생활이 도움이 많이 되나.

▲그 때 자주 했던 말이 '야구는 실패했을지언정 인생은 성공했다'는 말이었다. '못하면 한국 야구 망신'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훈련했었고 그 당시 고생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나중에 감독, 코치를 하더라도 2군 선수들의 고민을 잘 알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 때 생각이 많이 날 것이다.

WBC에서 미국의 구장에서 뛰었는데.

▲정말 '꿈의 구장'이었다. 특히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가 규격면에서 등 너무 좋았다. 정말 선수 중 누가 '왜 이런데서 실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거짓말처럼 글러브만 대면 공이 알아서 들어왔다. 그런 곳에서 꼭 뛰고 싶다.

미국 진출 계획은 잘 돼가나.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는 일본 내 대리인일 뿐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일은 존 킴(SFX)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 친구는 내가 어려웠을 때 많이 도와줬고 그 의리로 이제는 내가 그 친구에게 일임할 때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시즌 후에 할 이야기지만 LA 다저스(3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던 구단)는 싫다. (당시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지) 다저스를 제외한 다른 구단과는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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