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26 18:16
수정 : 2006.04.26 18:16
7명 23경기 선발… 5승9패 ‘저조’
시즌 3주째로 접어든 25일 전국 4곳의 야구장에선 4명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모두 국내파 투수들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2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패전투수가 됐고, 나머지 2명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등록한 외국인 투수는 5개 팀 8명이니, 절반인 4명이 이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이들 4명은 모두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출신들이었지만 한명도 승리를 챙기지 못해 체면이 좀 구겨졌다. 아직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엘지의 매니 아이바(34·도미니카)를 뺀 7명의 외국인 투수들은 개막 이후 23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25일까지 5승9패의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 한국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의 제이미 브라운(29)은 12일 현대와의 데뷔전에서 6회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했지만, 25일 엘지와의 대구경기에서는 1회말 선두타자 볼넷 뒤 몸맞는 공을 3개나 던져 한회 최다 몸맞는공 타이기록을 세우는 불명예까지 떠안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 다승 2위에 빛나는 현대의 마이클 캘러웨이(31) 역시 이날 한화의 방망이에 8개의 안타를 맞고도 2실점하며 선방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1승2패를 기록하고도 평균자책이 0.98이니, 캘러웨이는 앞으로 활약을 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날 가장 아쉬운 투수를 꼽는다면, 기아의 세스 그레이싱어(31)였다. 7⅓회 동안 5안타로 1실점하고, 팀이 2-1로 앞선 8회 선두타자 박재홍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1사에서 마운드를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표선수였던 전병두에게 넘겼다. 하지만 전병두와 마무리 장문석이 부진해 2실점하는 바람에 2승째가 날아갔다.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34)도 롯데를 맞아 6⅓회 동안 3안타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지만, 팀 타선이 뒤늦게 터지는 바람에 팀이 승리하고도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잘 던지고도 기록에 ‘승수’를 보태지 못하는 외국인 투수들. 프로야구의 ‘꽃샘추위’가 이들을 시샘하는 것은 아닐까?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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