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3 18:53
수정 : 2006.05.03 18:53
‘투고타저’ 양상을 보이는 프로야구 시즌 초반이지만, ‘투고’도 팀마다 사정이 너무 다르다.
마운드의 안정성은 에스케이(SK)가 단연 돋보인다. 선발투수들이 12승 중 9승을 엮어냈고, 불펜들이 뒤를 잘 받쳐주고 있다. 특히 마무리 정대현은 9차례 구원등판해 2승6세이브를 올렸다. 성공률 89%다. 여기에 확실한 셋업맨 정우람(4홀드)과 조웅천(1승1세2홀드)이 중간고리를 잘 연결하고 있다.
SK ‘선발-셋업-마무리’ 탄탄
삼성 불펜 ‘지키는 야구’ 선봉
롯데·기아·엘지 투수진 ‘허덕’
반면, 삼성은 선발진의 부진에도 불펜의 활약이 빛난다. 에이스 배영수가 5번 등판해 1승(1패)에 그치는 등 5명의 선발진이 19차례의 기회에서 고작 5승을 합작했다. 그런데 불펜의 위력은 선발급을 뛰어넘는다. 11경기에 중간계투로 등장한 권오준은 3승6홀드를 챙겼고, 오상민도 2홀드를 올리는 등 중간계투의 성적(홀드)이 10홀드로 8개팀 중 최고다. 세이브(마무리) 역시 특급소방수 오승환이 11번의 기회에서 9세이브를 올렸다. 불펜진이 6승10홀드9세이브를 기록하니, 가히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 임무를 수행할 ‘선발급 불펜진’이라 할 만하다.
한화는 대형신인 류현진이 등장했지만, 선발진의 내용이 썩 좋지만은 않다. 송진우와 정민철 김해님 등 3명의 선발투수가 2승밖에 건지지 못했기 때문. 문동환(4승)과 류현진(3승) 의존도가 너무 높다. 반면 권준헌·최영필·구대성의 불펜진은 8홀드와 9세이브가 보여주듯 손색이 없다.
선발과 불펜 모두 허덕이는 팀은 롯데다. 시즌 초반 마무리 노장진의 이탈로 팀 분위기까지 어수선한데다, 손민한의 뒤늦은 합류로 차질이 크다. 선발 중에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이 2번 나와 모두 승리를 거뒀고, 이상목과 김수화만이 1승씩을 챙겼을 뿐이다. 장원준은 5차례나 선발 등판했지만 아직 승리가 없다. 팀내 가장 낮은 평균자책(3.00)을 기록하고 있지만, 타선이 지긋지긋하게 터져주지 않은 탓이다. 롯데는 앞서가는 경우가 적다보니 마무리 기회도 많지 않아 3세이브로 부문 최하위다.
답답한 것은 선발승이 6승씩에 머문 기아와 엘지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아는 4세이브의 장문석 의존도가 너무 높고, 예상외로 전병두(2패)가 제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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