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5 22:13
수정 : 2006.05.05 22:13
현대, 5연승 거두며 선두 삼성 턱밑 추격
프로 4년차의 ‘만년 조연’ 이택근(26·현대)이 5일 연타석 홈런을 치며 주연이 됐다.
이택근은 이날 대구 삼성전에서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나와 4회 2점 홈런, 6회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8-7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 3호 홈런이자, 장성호(기아)와 이도형(한화)에 이은 시즌 3호째 연타석 홈런이다. 현대는 이택근의 활약에 힘입어 5연승을 내달리며, 삼성의 4연승 상승세에 도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는 이날 승리로 14승9패를 기록하며 삼성(13승8패)에 경기차 없는 2위가 됐다.
첫 타석과 두번째 타석 모두 뜬공으로 물러난 이택근의 첫 홈런은 팀이 2-0으로 앞선 4회 2사 2루때 터졌다. 올 시즌 선발 2승(무패)을 기록 중인 삼성 선발 임동규의 바깥쪽 높은 시속 134㎞짜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점수는 순식간에 4-0.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자 정규리그 1위 삼성은 그대로 물러날 팀이 아니었다. 공수교대 뒤 4회말 반격에 나선 삼성은 1사 1·2루에서 진갑용의 내야 적시타를 시작으로 3안타와 볼넷, 몸맞는 공을 효과적으로 묶어 4-4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삼성의 반격은 이택근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무대에 불과했다. 6회 무사 2·3루에서 임동규의 가운데 낮은 시속 117㎞짜리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이번엔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12짜리 3점포를 터뜨렸다. 현대는 채종국은 8회 솔로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남상고와 고려대를 거쳐 2003년 현대에 입단한 이택근은 위치가 원래 포수였지만, 김동수와 강귀태 등 주전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외야수를 전전했다. 지난해 71경기에서 0.331의 타율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엔 송지만 등 팀 주전들의 부진을 틈타 좌익수로 나와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타율 순위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이날 5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전날 0.375에서 0.377로 끌어올렸다.
한편, 3연승을 달린 한화(13승9패), 4연패에서 벗어난 에스케이(13승9패)가 승수를 보태면서 1~4위간 승차가 반경기로 좁혀져 치열한 선두다툼이 예고했다. 어린이날인 이날 전국 4개 야구장엔 모두 5만8989명이 찾아 개막전 이후 가장 많은 관중이 몰렸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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