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현재 롯데가 정규시즌에서 거둔 성적은 8승20패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5할 승률을 지키다가 마지막에 승부수를 던지는 게 '언더독'들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정석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반타작을 거두기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굳이 산술적으로 따지면 3연전 2승1패를 12차례 연속으로 거둬야 32승32패로 5할이 나오는 상황이다.
구단이 자체적으로 꼽고 있는 부진의 원인은 투타의 불균형과 주전들의 '줄부상'이다.
타선의 집중력이 실종되면서 장원준 등 잘 던지던 투수들도 번번이 고배를 마시자 최근에는 의욕상실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꼴이다. 선발투수 이상목, 이용훈, 마무리 투수 노장진, 톱타자 정수근, 주전 포수 최기문 등 5명이 부상 등으로 라인업에서 빠져 있다는 것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부진의 원인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 부진 책임은 무조건 감독이 진다.
양상문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오른 베테랑 강병철 감독의 리더십이 느슨해 이 같은 결과를 낳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가 지난 시즌 4년 연속 꼴찌 꼬리표를 떼고 5위를 차지했을 때는 분명히 마운드 강세와 약하지만 끈기있는 타선이라는 `색깔'이 있었지만 현재는 `무색무취'가 롯데 컬러가 됐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롯데는 야수가 파울 플라이를 잡을 때 성의를 보이지 않고 연패에도 일부 선수가 더그아웃에서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팬들의 분노를 산 적도 있다.
롯데는 강병철 감독과 계약하면서 "전임 감독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며 "강 감독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을 지켜볼 때 결정적일 때 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외국인 선수를 둘 다 타자로 데려왔지만 별로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초반에 곧잘 하던 마이로우는 갑자기 방망이(최근 5경기 16타수 3안타)가 식었고 `검은 갈매기' 호세(5경기 16타수 3안타) 또한 심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특유의 문제아 기질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다.
굳이 전년 동기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현실은 `더 빨리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상구 롯데 단장은 이에 대해 "(사령탑의 역량을 의심하는 여러 지적은) 강병철 감독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누구보다도 더 노련한 감독이지만 단지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롯데가 부진한 제일 큰 원인은 선수들의 부상이다. 이달 하순이면 이상목, 이용훈, 정수근이 돌아온다"며 "아직 100경기가 남아있지 않느냐. 이달 하순에 선수들이 돌아오면 분명히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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