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17 11:00 수정 : 2006.05.17 11:00

"매일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로도 행복합니다. 타격 1위에 오른 것보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게 더 기쁩니다"

연일 불붙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프로야구 현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4년차 공격 첨병 이택근(26)은 최근 눈부신 활약에도 겸손을 잊지 않았다.

주연이 되지 못하고 조연 설움을 겪었던 이택근이 마음고생을 하며 체득한 인생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경남상고-고려대를 거쳐 지난 2003년 현대 유니폼을 입은 이택근은 입단 당시 공격형 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김동수, 강귀태의 그늘에 가려 기를 펴지 못했다.

데뷔 첫 해 101경기에 출장해 4홈런 등 타율 0.278, 17타점을 올린 그는 2004년과 지난 해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활약하며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전담 포지션은 포수였지만 1루수, 외야수로도 호출을 받기에 그의 가방에는 포수 미트와 1루수 미트, 내야수용 작은 글러브, 외야수용 글러브까지 4개를 넣어 다녔던 적도 있다.

`다기능 선수'라는 그럴 듯한 명칭에도 주전을 꿰차지 못해 전전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지난 달 26일 한화와의 경기 때.

외야수 정수성이 타격 부진이 계속되자 김재박 감독이 이택근을 중견수 겸 톱타자로 전격 기용했고 이택근은 이후 신들린 방망이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5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2경기 홈런 3개의 장타력을 과시했고 16일 KIA전 5타석 4타수 2안타로 정확하게 규정타석(93타석)을 채우며 타율 0.422을 기록, 양준혁(삼성.타율 0.356)을 밀어내고 순식간에 수위타자로 올라섰다.

장타율 1위와 출루율 2위, 타점 공동 7위, 홈런 공동 6위(6개), 최다안타 5위 등 다른 공격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톱타자로 공격의 물꼬를 트면서도 필요할 때 결정적인 한방을 때리는 해결사 몫까지 해내며 현대의 5연승 선두 질주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로 현대는 이택근이 선발 출장 이후 6연승(4월30일 LG전∼7일 삼성전)과 5연승(11일 한화전∼16일 KIA전)의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택근은 "입단 당시부터 방망이에 자신 있었지만 의욕이 앞서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벤치 멤버로 한발 뒤에서 지켜보며 많은 걸 배웠다. 감독님이 믿어주고 자주 타석에 오르면서 여유도 생겼다. 타격왕 욕심을 내기보다 팀이 계속 승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