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철벽은 없다” 오승환 최악투 와르르~

영원한 철벽은 없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17일 4실점한 뒤 씁쓸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동갑내기 라이벌 현대 손승락은 선발 5연승

대학 시절 최고의 투수로 경쟁을 벌였던 24살 동갑내기 2년차 손승락(현대)과 오승환(삼성)의 희비가 갈렸다. 손승락(24)은 선발 5연승을 내달렸고, 오승환은 프로 데뷔 두번째 패전투수가 됐다.

대구고와 영남대를 거쳐 지난해 현대에 입단한 손승락은 17일 광주 기아 방문경기에 선발로 나와 5⅓회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와 볼 1개를 내줬으나 2실점으로 잘 틀어막아 팀의 7-4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달 21일 롯데전 첫 선발 등판 이후 5차례 연속 선발승. 5회까지 산발 5안타에 무실점으로 버틴 손승락의 위기는 투구수가 90개에 육박하면서 나타났다. 기아 4번 장성호가 88구째 공을 중견수 왼쪽 안타로 만들었고 5번 타자 이재주가 93구째를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첫 피홈런. 이날까지 6경기 33⅓회 동안 3자책점(4실점)을 기록한 손승락은 평균자책이 0.32에서 0.81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유일한 0점대를 유지했다.

17일 프로야구 기록

현대는 손승락의 호투 속에 서튼·송지만·정성훈·이택근 타격 4인방이 10안타 7타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올 시즌 3번째 6연승 행진을 벌였다.

오승환은 대구에서 두산을 맞아 데뷔 뒤 최악의 투구를 했다. 팀이 2-1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한 오승환은 6타자를 맞아 5개의 안타를 맞고 몸맞는 공까지 내줘 순식간에 5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7월14일 제주 현대전 이후 프로통산 두번째 패전. 올 시즌 21⅔이닝 동안 1실점에 머물렀던 평균자책도 0.42에서 2.49로 크게 치솟았다.

두산은 1-2로 뒤진 8회 오승환을 상대로 선두타자 손시헌부터 임재철, 전상열, 이종욱까지 연속안타를 치고, 강동우의 몸맞는 공 뒤 다시 안경현의 적시타로 대거 5점을 뽑아 6-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해 3연패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한편, 전날 프로통산 최다타점 신기록을 세운 삼성의 양준혁(37)은 홈런과 안타를 쳐 통산 최다루타(3172개) 신기록에도 3개만을 남겨뒀다.

권오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