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18 10:47 수정 : 2006.05.18 10:47

저조한 성적 탓에 팬들의 애정 어린 질타를 받아온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미국프로야구 출신 좌완투수 봉중근(26)과 전광석화로 입단 계약을 마쳐 순식간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G는 '무적선수' 봉중근이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입단 신청서를 제출하자 마자 그날 밤 총액 13억 5천만원에 도장을 찍고 곧바로 트윈스 선수로 만들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봉중근의 방출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연고권이 있는 두산과 LG 양 구단에 봉중근을 신인으로 지명할 것인지를 묻는 의사 타진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두산이 2007년 1차 신인 선수로 이용찬, 임태훈 두 우완투수와 이미 계약 사실을 발표한 이상 LG는 중간에 의미없는 절차는 모두 건너 뛰고 곧바로 계약을 마무리 짓는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LG는 이날 봉중근과 함께 덕수정보고 좌완 정통파 투수 김유선을 1차 신인으로 확정함으로써 좌투수만 두 명을 확보했다.

이병규, 박용택을 비롯 이승호, '야생마' 이상훈(은퇴) 등 좌타자 또는 좌투수를 프렌차이즈 스타로 키운 LG는 봉중근과 김유선을 전력에 보태면서 '확실히 왼쪽을 선호하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빅리그에서 3년간 뛰며 '큰 물'에서 놀았던 봉중근이 한국에서도 전성기 때와 비슷한 기량을 과시할 것인지 여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인 2002년~2003년, 신시내티로 이적한 2004년 등 3년간 빅리그에서 7승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7을 남긴 봉중근은 2004년 가을 어깨 수술을 했고 2005년에는 재활 중 타구에 왼 손 뼈를 강타당해 금이 가는 등 갖가지 부상으로 악전고투했다.


봉중근은 지난 16일 귀국 당시 "선발로 뛸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구속도 91마일(146Km)까지 찍었다"며 일각의 우려를 잠재웠으나 실전에서 안정된 투구로 눈도장을 확실히 받는 게 급선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봉중근을 지켜본 선동열 삼성 감독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생각만큼 좋지 않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구종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건 구속이다. 전성기 148Km의 빠른 공을 뿌렸던 봉중근이 내년 시즌 전까지 컨디션을 회복, 140Km대 중반의 구속만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고 해도 대성공이다.

봉중근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 선발로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에 140Km대 구속을 갖추는 것은 필수다. 192cm의 큰 키에서 타점 높은 빠른 볼을 던질 수만 있다면 언터쳐블(untouchable)로 군림할 가능성도 높다.

장기인 커브를 보다 날카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으며 선 감독의 지적처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도 제구력을 키워야 한다.

올 시즌 고졸 신인 유현진(한화)과 대졸신인 장원삼(현대)의 돌풍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옥에서라도 잡아온' 수준급 좌완투수는 분명 팀 전력을 살찌울 수 있는 좋은 기폭제다.

빠른 공을 앞세운 유현진과 낮게 제구되는 컨트롤이 예술인 장원삼은 올 프로야구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보석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과 실력을 겨뤘던 봉중근이 어깨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 전성기 시절 구속과 제구력을 회복한다면 LG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