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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8 17:38 수정 : 2006.05.18 22:20

23면

프로야구엔 ‘끝내기 기록’이라는 게 있다. 14가지나 되는 끝내기 기록들은 안방팀의 공격이 진행되는 9회말이나 연장전 말 공격에서만 이뤄진다. 또 근소한 차이로 뒤져있거나, 동점인 상황에서만 나오게 마련이다. 끝내기가 아주 짜릿한 승리를 연출해낸다는 점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끝내기를 당한 선수 입장에선 기억조차 하기 싫은 불명예스런 것이기도 하다. 그중 하나가 지난 17일 엘지-롯데 잠실경기에서 나온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다.

‘밀어내기’ 패전 프로통산 32차례, 박철순·구대성도 못 피한 ‘불명예’

롯데는 1회 마이로우가 선제 솔로홈런을 친데 이어, 2회엔 강민호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서나가 4연패 탈출이 기대됐다. 하지만 8회까지 산발 6안타로 허덕이던 엘지의 마지막 9회 공격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엘지가 1-2로 뒤진 9회 1사 1·2루에서 이병규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자, 롯데는 고의사구를 통해 만루작전으로 맞불작전을 폈다. 그리고 롯데의 마지막 투수 이왕기는 보란듯이 엘지의 1번타자 안재만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경기는 곧 연장으로 돌입할 듯한 분위기였다.

지나친 긴장 탓이었을까? 이왕기는 2번타자 박경수를 상대로 볼 3개를 먼저 던졌다. 그리고 2개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경기의 분위기는 더 고조됐다. 하지만 6번째 공은 타자 바깥쪽을 유인하는 볼이 됐고,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은 박경수는 끝내기 볼넷으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올시즌 두번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지난달 18일 엘지-에스케이전에서도 에스케이 9번타자 이대수는 연장 12회 엘지 투수 정재복으로부터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산 32차례나 나온 이 기록의 희생자가 된 투수들 중에는 그 유명한 박철순(OB)을 비롯해 올해 한화로 복귀한 구대성, 은퇴한 이상훈(LG), 구원왕과 신인왕에 빛났던 조용준(현대) 등이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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