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여 어서 깨라…찬호 10실점

2회 시애틀의 칼 에버렛에게 1점홈런을 맞은 뒤 고개숙인 박찬호. 시애틀/AP 연합

악몽같은 2회였다.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2일(한국시각)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인터리그 방문경기에 선발등판해 2회에만 홈런 2개를 맞으며 8실점하는 등 5⅓회 동안 10안타 2볼넷으로 10실점해 시즌 2패(2승)를 기록했다. 10실점(자책)은 1998년 6월22일 콜로라도 방문경기에서 기록한 것과 같은 한 경기 최다 자책점. 평균자책도 3.27에서 4.53으로 높아졌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2회였다. 연속 2안타를 맞아 무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박찬호는 일본인 포수 조지마 겐지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후속타자에게 좌전 적시타와 내야안타(번트)를 허용하며 추가실점이 이어졌고, 두번째 타석에 나선 스즈키 이치로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맞아 4점째를 허용했다. 연신 이마에 땀을 훔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박찬호는 1사 1·3루에서 이바네스에게 중월 3점포를, 2사에선 에버렛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맞았다.

시즌2패…“실투에 운도 안 따라”

박찬호의 위기는 6회에 다시 찾아왔다. 연속안타 뒤 고의사구로 1사 만루 작전을 폈지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추가 실점했고, 이어 등판한 존 애드킨스가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박찬호의 자책점은 10점으로 늘어났다. 샌디에이고는 3-8로 뒤진 6회 바필드의 2타점 2루타, 데이브 로버츠의 2점홈런 등으로 7-8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8-10으로 졌다.

박찬호는 이치로에게 4타수 3안타를 맞았고, 통산성적에서도 28타수 11안타(피안타율 0.393)의 열세를 보였다. 박찬호는 “몇차례 실투가 있었다”며 “잘 맞지 않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권오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