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개인 통산 715번째 홈런을 쏘아올려 '홈런의 제왕'(sultan of swat) 베이브 루스를 넘어선 배리 본즈(4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마지막 행크 아론의 755홈런에 도달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변수다.
앞으로 남은 홈런은 40개. 현재 페이스로 단순 계산을 하면 본즈는 이날까지 42경기에서 7홈런을 때려 올 시즌 후면 27개까지 때릴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해마다 평균 42개씩의 대포를 생산해 온 그의 이력을 볼 때 내년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한다면 755홈런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은 게 사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변수 또한 만만치 않다.
먼저 나이. 마흔살이던 1974년 루스의 기록을 경신한 행크 아론은 그해 20개를 때려 733개를 마크한 뒤 2년간 홈런 22개를 더 보태고 은퇴했다. 아론이 은퇴할 당시 나이와 현재 본즈의 나이가 같다. 이는 본즈가 아론보다 선수 생활을 2년 늦게 시작하면서 애초부터 안고 있던 문제다.
아론은 불혹을 넘긴 1975년에는 12개, 1976년에는 10개로 홈런 페이스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지난해 세 번에 걸친 무릎 수술로 본즈의 노쇠화도 이미 시작됐다고 보면 언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이는 그만큼 기록 경신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무릎 상태도 본즈의 거취를 결정한 주요 요인이다. 본즈는 올해말 샌프란시스코와 5년 계약이 끝난다. 500홈런-500도루를 돌파한 호타준족의 상징이나 무릎이 완전치 않아 현재 그는 반쪽 선수에 불과하다.
샌프란시스코가 프랜차이즈 스타인 본즈를 계속 보듬을지, 아니면 냉정하게 내칠지는 알 수 없다. 기록 경신을 위한 방법으로는 본즈가 단 한번도 뛰지 않았던 아메리칸리그로 이적, 지명타자로 나서는 방안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마지막으로는 스테로이드 복용 파문으로 받을 만큼 받은 상처를 어떻게 넘어서느냐의 문제다. 팬들의 쇄도하는 비난에 고개를 떨군 본즈는 이미 "아론의 기록을 넘어서기 힘들 것 같다"고 수차례 밝혀 사실상 기록 경신을 포기한 상태.
그러나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고 대기록 달성에 대한 옹호 여론이 조성된다면 본즈가 힘을 얻어 마음을 고쳐 잡을 가능성도 크다. 이는 올 시즌 후 자신의 거취와도 결부돼 있다.
본즈는 지금도 몸쪽과 가운데 빠른 볼에는 타율 0.325를 마크할 정도로 배트 스피드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9개로 나눴을 때 몸쪽과 바깥쪽 낮은 볼에서만 2할대로 주춤할 뿐, 나머지 7군데에서는 최소 0.300에서 최고 0.472의 고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선구안을 유지 중이다.
결국 타석에서 하드 웨어는 여전히 최상을 자랑하는 만큼 본인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755 홈런 달성 여부도 좌우될 전망이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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