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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4 14:55 수정 : 2006.06.04 14:55

꿈나무들의 야구축제인 고교야구에서 또 투수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안산공고 에이스 김광현은 4일 열린 제61회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16강전에서 연장 15회동안 삼진 16개를 뽑으며 11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3-2로 완투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전날 연장 12회까지 두 팀이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날 오전 연장 13회부터 재개됐으며 이틀동안 혼자 마운드를 지킨 김광현은 투구수가 무려 226개가 됐다.

김광현은 사흘전 청주기공과 1회전에서도 9이닝동안 148개의 공을 뿌려 1-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지난 4월 프로구단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선수로 일찌감치 선발된 김광현의 뛰어난 능력만은 충분히 입증된 경기지만 문제는 투구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아직 뼈나 근육이 완전히 여물지 않은 고교선수가 2경기에서 공 374개를 던진다는 것은 한마디로 `살인적인 투구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고교야구에서 투수 혹사 논란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대통령배고교야구에서도 광주 진흥고 투수 정영일이 13⅔이닝동안 242개를 던져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고교야구에서 투수가 혹사당하는 것은 오로지 팀 성적을 내기 위해서다.

선수 자원이 부족한 일선 학교 감독들은 어린 선수들의 장래를 고려하기 보다는 당장 눈앞의 성적 올리기에 급급해 에이스를 혹사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아마야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처럼 투구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았다.

그러나 대한야구협회는 투구수 제한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일선 학교의 반발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구경백 협회 홍보이사는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대회 축소와 투구수 제한을 오래전부터 검토해 왔지만 일선 학교와 주최사들의 반발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국대회 8강 이상에 들어야만 대학 특기생 진학 자격이 주어지는 현실에서 특정 투수의 혹사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야구계에서는 선수 보호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LG 트윈스의 이효봉 스카우트 과장은 "고교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어린 선수들의 혹사를 막기 위해선 협회가 제도적으로 투구수를 규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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