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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 결승전 광주신흥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연장 16회까지 진행되는 바람에 전광판이 13회부터 새로 작성됐다. 조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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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결승전… 16회까지 던져
‘악! 15이닝에 투구 수 222개?’ 고교야구 투수가 한 경기에 222개의 공을 던져 투수 혹사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광주진흥고 투수 정영일은 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1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무려 22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 수 222개는 국내 야구에서 하룻동안 작성된 최다 투구 기록으로 여겨진다. 정영일은 지난 4월 대통령배 대회 때도 경기고와의 1회전에서 13⅔회 동안 242개의 공을 던졌고, 안산공고 김광현도 지난 4일 전주고와의 16강 전에서 연장 15회 동안 투구수 22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연장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이틀에 걸쳐 작성된 기록이다. 당시 정영일은 첫날 171, 둘쨋날 71개 등 모두 242개를 던졌고, 김광현도 첫날 187, 이튿날 39개 등 226개를 던졌다. 그러나 이날 정영일은 하룻동안 222개의 공을 던졌고, 특히 지난 31일부터 8일 동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49⅔회 동안 무려 600개 안팎의 공을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결승전 맞상대인 경남고 선발투수 이상화도 13⅓이닝 동안 무려 162개의 공을 던진 뒤 14회 마운드를 물러났다. 정영일은 팔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공을 던지다가 1-1 로 맞선 연장 16회 무사 만루에서 경남고 신본기한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결승점을 내줬다. 고교생 투수들의 잇따른 혹사 논란을 두고 대한야구협회는 경기수 축소를 추진하고 있지만 8개 전국대회를 주최하는 언론사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투구수 제한은 대학 입시요강의 ‘전국대회 8강’ 규정으로, 각 팀들이 난색을 보여 이마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투수혹사 논란은 대회를 대폭 축소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고교야구 대회를 주최하는 언론사들이 서로 양보하지 않아 대회 수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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