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8 17:50
수정 : 2006.06.28 17:50
삼성 권오준 9승 공동 2위…‘불안한 선발+공격력’ 합작품
33경기에서 겨우 9승?
27일까지 다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투수들은 15명. 이들은 올 시즌 최소 9경기에서 많게는 15경기까지 출전해 5~10승씩의 성적을 거뒀다. 이 중 유일하게 33경기나 출전해 9승(2세)을 올렸고, 문동환(한화)과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있는 선수가 있다. 프로 7년차 권오준(26·삼성). 그는 이들 중 유일하게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다.
33경기의 총 투구횟수가 46⅓회니, 경기당 1.4회씩을 던졌다. 그런데 벌써 9승이니 선발투수들에겐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가 선발로는 가장 많은 15경기에 출장해 106회를 역투했고, 평균자책 2.72(3위)의 준수한 실력으로 5승5패에 그친 것과 비교해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어찌 이런 일이 권오준에게만 일어나는 것일까?
그가 9승을 거뒀던 27일 두산과의 경기를 보자. 삼성 선발 배영수는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가 되면서 강판됐다. 홈런 1개를 포함해 9안타를 맞았으니 벤치로선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권오준이 등판했다. 땅볼과 삼진 뒤 적시타로 동점을 내줬지만, 이후 8회 2사까지 삼진 4개를 솎아내며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그 사이 삼성은 8회 양준혁의 2루 번트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음으로써 권오준은 승리투수가 됐다.
1위를 달리는 삼성은 선발 5명이 21승을 거둔 반면, 나머지 17승은 구원투수들이 해결했다. 이 17승 중 절반이 넘는 9승이 권오준의 것이다. 중반 이후만 되면 불안해지는 삼성의 선발진. 하지만 여전히 공격력은 괜찮은 타선. 늘 위기 때마다 등판하는 권오준. 이 3요소가 권오준에게 승수를 몰아준 것이다. 권오준이 곧 다승선두로 나설 수 있을까?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