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06 17:56
수정 : 2006.07.06 17:56
홈런·타점1위…타율2위
이만수 이어 22년만에 노려
‘22년만의 타격 3관왕.’
롯데 4번 타자 이대호(24)가 꾸고 있는 ‘용꿈’이다. 이대호는 5일 현대와의 수원경기에서 3회 2점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면서, 홈런 1위(15개), 타점 1위(51개), 타율 2위(0.332)를 달리고 있다.
홈런은 팀 동료 펠릭스 호세(13개)와의 간격을 2개로 벌렸고, 타점도 기아 장성호(47개)를 4개 차로 따돌리며 독주채비를 갖췄다. 타율은 현대 이택근(0.338)에게 불과 6리 뒤지고 있다. 1~2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 수위타자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529,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호는 “예전에는 힘으로만 쳤는데 욕심을 버리고 좋은 공을 고르는데 신경을 쓰다보니 타격감이 좋아졌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이대호가 만약 타율 홈런 타점왕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다면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운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안게 된다.
이대호는 2001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2군을 전전했고, 마침 그의 큰 체격조건을 본 당시 우용득 감독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4년 20홈런, 2005년 21홈런을 때려내며 거포 성장했다. 특히 평균 2할5~6푼대에 그쳤던 그가 올 시즌에는 3할 타자로 거듭났다. 올초 겨울훈련 때 경남 양산 통도사에 들어가 몸무게를 15㎏이나 빼면서 정신력을 가다듬은 탓이 크다.
이대호는 “요즘 살이 다시 찌고 있어 걱정”이라며 “하지만 몸무게를 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타격 3관왕을 의식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닐 것 같다”며 내심 욕심을 냈다. 롯데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4번 타자’를 찾은 느낌이다.
김동훈 기자, 오수재 인턴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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