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3 23:03
수정 : 2006.07.13 23:05
최근 4승26패…꼴찌와 1.5경기차 불과
“내 야구인생에서 이렇게 굴욕적인 적은 없었다.”
하라 다쓰노리(48)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시즌 세번째 8연패를 당한 뒤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오 사다하루(왕정치·1962~1980) 이후 요미우리 4번타자(1982~1995)로 가장 훌륭한 성적을 남겼던 하라 감독. 2001년 가을 요미우리 지휘봉을 처음 잡은 뒤 이듬해 보란 듯이 센트럴리그와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가 침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30경기 4승26패와 최근 5경기 7득점(2점-1점-3점-1점-1점)이 보여주듯, 요미우리는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다. 시즌 초반 무서움을 모르고 1위를 질주하던 위세는 찾아볼 수 없다. 어느새 꼴찌(6위) 요코하마와의 승차가 1.5경기 차로 좁혀졌다.
초기 부진의 원인은 마운드에서 시작됐지만, 다카하시·고쿠보 등 주력타자들의 부상이 잇따르면서 ‘투타 동반 붕괴’로 이어졌다. 최근 2군 타격코치를 1군으로 끌어올려도 보았지만 13일 현재 팀 타율은 0.250로 리그 최하위다. 팀 평균자책도 3.75로 요코하마(6위)와 야쿠르트(3위) 다음으로 높다.
급기야 와타나베 쓰네오 구단회장이 13일 요미우리신문사 도쿄지사로 하라 감독을 호출했다. 와나타베 회장은 “감독 경질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을 끌고 있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도 “4번타자로서 제 몫을 못해 반성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12일 삿포로돔 경기에서 선발 게리 글로버는 5회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타선은 8안타 1득점에 그쳤다. 하위타선이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중심타선이 이를 살려내지 못해 잔루만 10개나 됐다. 이승엽의 홈런선두 질주도 빛이 나질 않고 있다.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을 자칭하는 요미우리의 부진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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