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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0 18:02 수정 : 2006.07.20 18:08

이승엽이 지는 6월 9일 친정팀인 지바 롯데 머린스와의 경기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바/교도 연합

“삼진을 당하더라도 고개를 떨구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라. 넌 요미우리의 4번타자다. 네가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

일본 진출 3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최근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자신에게 한 말을 이렇게 밝혔다. 그의 전반기 성적엔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와 자신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다. “내 야구인생에서 이렇게 훌륭한 감독을 만난 적이 없다”고 극찬할 정도로 하라 감독의 정신적 도움은 이승엽의 경기력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중요한 힘 중 하나다.

감독의 이런 믿음 속에 이승엽은 오른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1경기 결장을 빼고는 전 경기에 출전해 기대에 부응했다. 이승엽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기도 하다. 요미우리의 모든 타순이 수없이 뒤바뀌는 과정에서도 유독 4번 타순만 변동이 없었던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시즌 시작 전인 올해 겨울 그는 국내에서 파워있는 타격을 위해 체중을 늘렸고,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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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효과는 세계야구클래식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2할8푼대로 침체에 빠졌을 때, 팀 공식훈련과는 별도로 혼자 매일 500개의 공을 때려내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 바깥쪽 공에 대한 적응력도 키워 왼손투수에 대한 두려움도 없앴다. 우완(0.316)에 비해 좌완(0.344) 타율이 훨씬 높은 게 이를 설명한다. 지바 롯데 머린스 시절 좌완 등판시 타석에 나서지 못했던 ‘플래툰 시스템’ 탓에 경기감각을 잃었던 것과는 아주 달라진 모습이다.

이쯤되면 칠 수 있는 공과 범위가 더 넓어졌을 것 같지만 이승엽의 생각은 다르다. “투수들의 제구가 워낙 정교해 좋지 않은 코스의 공은 헛스윙을 하거나, 맞아도 파울이 되기 때문에 선구에 신경쓴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가 타율 3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집중력이 그만큼 더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보완할 점도 있다. 홈런 덕택에 루타수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유일하게 200루타를 넘어섰지만, 타점에선 1위와의 차이가 11개나 된다. 가장 큰 이유는 선행타자들의 부진. 시즌 초반 2할 후반대에 그치던 득점권 타율을 0.320까지 올렸지만, 여전히 루상에 주자를 두고 안타나 홈런을 칠 기회가 적었다.


후반기는 이승엽의 야구인생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달성할 타격의 기록들과 메이저리그 진출여부 때문이다. 기록에선 스스로 ‘홈런 40개’를 말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50개도 가능하다. 타점과 안타·득점 등 다관왕 달성 역시 주목된다. 게다가 성적이 좋을수록 메이저리그 문턱도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명예를 건 이승엽의 활약이 후반기에도 더욱 기대되는 이유들이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이승엽은 21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 22일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나서 홈런포에 도전한다. 지난해 롯데 소속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이승엽은 올스타 2차전에서 투런홈런을 날려 우수선수로 뽑힌 적이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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