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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1 09:47 수정 : 2006.08.01 09:47

일본프로야구의 주인공격인 각 팀 감독들이 현재 언론과 전쟁 중이다.

신사로 정평이 난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과 지난해 센트럴리그 챔피언 오카다 아키노부 한신 감독이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노출하며 인터뷰 사절을 외치고 있는 모양새다.

지독한 연패에 빠져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면서도 도리어 선수들을 독려해 이승엽으로부터 "진짜 신사"라고 존경 받은 하라 감독은 지난주 전담 비서를 통해 언론의 취재 방식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7월25일 히로시마와 후반기 홈 개막전에서 패한 뒤 라커로 걸어가는 복도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수없이 터지자 하라 감독은 가던 길을 멈추고 비서를 부르더니 한참 동안 뭔가를 설명하고 휙 돌아섰다. 비서가 일본 언론에 전한 말은 "앞으로 이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라 감독은 전반기 막판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지만 가뜩이나 성적이 좋지 않아 심기가 불편한 상황. 지난 주말 주니치에 9연패를 당한 후에는 "할 말이 없다"며 총체적 난국 상황에 사실상 두 손을 든 상태다.

일본 언론은 하라 감독이 재신임 여부와 상관없이 '요미우리 감독'이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진해 사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심란한 상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반가울 감독은 아무도 없다.

일본 고교야구인 고시엔 대회가 열리는 통에 1일 요미우리 전을 시작으로 25박 26일의 긴 원정 길에 나선 한신의 오카다 감독은 아예 인터뷰 사절을 들고 나왔다.

오카다 감독은 지난 30일 야쿠르트와 경기 전부터 인터뷰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유인즉 일부 언론에서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을 본받으라고 지적하면서 오카다 감독의 심사가 뒤틀렸다는 게 지배적이다.


한신은 현재 연고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방을 넘어 요미우리처럼 전국 구단으로 한창 발돋움을 하고 있는 터라 오카다 감독의 언론 기피는 구단에 도리어 해를 줄 수 있으나 자존심이 긁혔기에 언제 언론을 접촉할지는 미지수다.

타격, 타점, 홈런 등 타격 3관왕을 세 번이나 차지한 대스타 출신 오치아이 감독이 이끄는 주니치가 승승장구하고 있어 디펜딩챔피언 한신을 압도하고 있는 게 현실. 그러나 아직 시즌을 마치지 않은 시점에서 '누구를 본받아라'는 식의 보도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감독은 아무도 없는 게 인지상정이다.

미국 야구는 '단장의 야구', 일본 야구는 '감독의 야구'라고 할 만큼 일본에서 야구 감독의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다. 개인 비서가 따로 있으며 감독의 인터뷰 한 마디를 듣기 위한 미디어의 취재 열기 또한 뜨겁다.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9연패로 이끈 명장 가와카미 데쓰하루는 자신은 물론 선수들의 언론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던 감독으로 유명하다. 감독이 입을 닫는다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장현구 기자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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