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1 21:39
수정 : 2006.08.0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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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 9회말 끝내기 2점 홈런(401호)을 친 뒤 손을 번쩍 치켜든 채 1루를 돌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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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30살 이전 400홈런 세계에서 세번째
9회말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팀 승리 견인
0-0이던 1회말 2사 3루. 볼카운트 2-3에서 한신 타이거스 좌완 선발 이가와 게이(27)가 한가운데로 쏠리는 시속 143㎞ 직구를 던졌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가볍게 돌아갔고, 타구는 쭉쭉 뻗어 왼쪽담장을 넘어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부동의 4번 타자 이승엽이 8월 첫날 한신 타이거스와의 안방경기 첫 타석에서 좌월 선제 2점포로 한-일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은 4회 중견수 뜬공, 7회 포수 파울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두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9회말 네번째 타석에서 다시 일을 냈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유일하게 완투를 벌이던 이가와를 상대로 볼카운트 1-3에서 가운데 높은 시속 145㎞짜리 5구째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2점포를 작렬시킨 것이다. 올해 95경기에서 33호를 터뜨린 이승엽은 이날 주니치전에서 24호 홈런을 친 무라다 슈이치(요코하마)를 9개차로 따돌리고 여유있는 홈런 단독선두를 지켰다.
특히 400호 홈런을 친 첫 타석은 의미가 컸다. 올 시즌 8차례나 주자를 3루에 두고도 홈런포를 터뜨리지 못했지만 9타수 만에 답답함을 털어내는 투런포로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지난 6월15일 오릭스전 이후 1개월17일 만에 투런 2개를 보태 시즌 11번째 투런포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또 33개의 홈런 중 올 시즌 도쿄돔에서만 58%인 19개를 터뜨려 안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승엽의 선제포가 터지자 전광판에는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보낸 축하메시지가 떴고, 이승엽은 요미우리 팬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홈을 밟았다.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고 올 시즌 8승을 기록 중인 한신 에이스 이가와를 완전히 제압한 날이었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 초구(시속 126㎞)에 헛스윙을 했고,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4㎞)에 허를 찔리기도 했지만 이후 나쁜 공을 파울로 쳐내고 볼을 골라낸 볼카운트 2-3에서 멋진 선제포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9회말에도 스트라이크 뒤 연속 3개의 볼을 골라낸 뒤 끝내기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일 이승엽에게 홈런을 내줬던 이가와는 한달 만에 3개의 홈런을 내주며 시즌 7패를 기록했다.
이날 홈런 2개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린 이승엽은 타율이 0.330에서 0.331로 약간 높아졌고, 시즌 120안타 75득점 70타점을 기록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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