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2 19:04
수정 : 2006.08.02 23:15
하룻새 34호 홈런 추가…이대로 가면 50+α
마쓰이 홈런기록 깨고 메이저리그 진출 부푼 꿈
한-일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29·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이틀 연속 결승 2점포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탔다. 이승엽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센트럴리그 한신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6회 1사 1루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후쿠하라 시노부로부터 시속 114㎞짜리 바깥쪽 가운데 커브(5구)를 받아쳐 가운데 백스크린을 맞히는 역전 2점포를 날렸다. 3-2로 이긴 요미우리는 후반기 두번째 2연승을 달렸다. 후반기 8경기에서 5개의 홈런포를 가동함에 따라 이승엽의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및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빅리그 투수들에 대한 경쟁력이 어느 정도냐다.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의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50㎞대로, 한국(140㎞)과 일본(145㎞)보다 5~10㎞ 정도 빠르다. 이 차이 속에서 구사되는 다양한 구종을 가려내 원하는 타격을 한다는 것은 또다른 세계로의 도전이다.
미국무대 성공 가능성 있다=이승엽이 2004년 타율 0.240에 14개의 홈런으로 일본 진출 첫해를 보내자 국내 야구계는 기대보다 우려를 나타냈다. 이듬해 홈런 30개를 터뜨리면서 발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0.260의 타율은 여전히 숙제였다.
그런데 지바 롯데에서 팀을 옮긴 올해, 마치 국내무대 전성기를 연상케 할 정도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2일 현재 득점(76점) 안타(121개) 홈런(34개) 장타율(0.671) 등 타격 네 부문 단독선두이다. 타율(0.331)과 타점(72개)은 각각 2위와 4위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96경기에서 34개를 쳐낸 홈런 페이스가 지속된다면 시즌 50개 이상까지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이승엽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런타자로 활약하다 2003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마쓰이 히데키(32)와 간접 비교가 된다. 마쓰이는 2002년 50개의 홈런에 타율 0.334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에 스카우트됐다. 1993년 요미우리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마쓰이는 10년간 332개의 홈런포를 날렸다. 그는 메이저리그 첫해 타율 0.287에 홈런 16개, 2004년 타율 0.298에 홈런 31개를 터뜨리며 적응에 성공했다. 동양인인 마쓰이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했다는 점에서 이승엽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팀 선택과 적응기간이 변수=이승엽이 일본야구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 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어떤 감독과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적응시기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승엽이 지바 롯데 시절을 ‘아픈 추억’으로 떠올리는 까닭이다. 적응의 핵심은 물론 투수들과의 맞대결을 통해 빠른 직구와 변화구를 쳐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는 일이다.
21살의 어린 나이에도 2001년 데뷔 첫해부터 37개의 홈런에 0.329의 타율을 기록했던 앨버트 푸홀스(2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는 현재 빅리그에서 이승엽과 같은 33개의 홈런에 타율도 0.322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 0.289를 기록 중인 35살의 노장 짐 토미(시카고 화이트삭스)도 33개의 홈런을 치고 있다. 그런데 둘의 체격조건을 보면, 이승엽에 비해 키가 5㎝ 이상 크고 몸무게도 7~15㎏이나 더 나간다. 지난 겨울 이승엽이 10㎏ 이상 체중을 불린 뒤 웨이트 훈련으로 파워를 키워낸 것도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허구연 <문화방송> 야구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이미 세계야구클래식에서 가능성을 확인한데다,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자신의 특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가늠하는 또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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