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모를 생각하며, 필진 ‘신부범’님의 의견에 대한 반박 최희섭이 지명할당조치 당했다. 지명할당조치는 한마디로 ‘너 필요없다’ 라는 말로 사실상의 방출을 의미한다. 지명할당 조치를 받은 선수는 10일동안 그 선수를 데려갈 팀이 나오지 않으면 그 선수는 마이너리그 팀과 계약을 맺거나 아니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게 된다. 국내 메이저 리그의 수많은 팬들에 의하면 마이너 지명할당은 곧 선수생활 마감을 뜻한다고 한다. 국내의 많은 팬들은 최희섭에게 국내 복귀를 권하며 미국 생활을 접으라고 하였다. 국내에서는 투수로서 스타플레이어들은 많다. 송진우는 이제 곧 국내 최초로 200승을 눈앞에 두고 있고, 특급신인 류현진과 장원삼, 그리고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 배영수, 박명환 등 스타가 많다. 하지만 타자쪽에서는 이대호, 이택근, 박재홍등이 활약하고 있지만 홈런1위 이대호는 고작 17개, 일본 1위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34개, 미국 1위 David Ortiz의 37개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최희섭 선수가 국내에 데뷔하면 미국에서 보여준 슬러거의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최근 WBC에서 한국팀의 철벽 불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한 봉중근도 신시내티 산하 더블A 팀에서 17.2 이닝을 던지다가 국내복귀를 타진했고 결국 트윈스에 입단했다. 봉중근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불펜투수로 괜찮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신시내티 레즈시절엔 마이너와 메이저를 전전하다가 이렇다할 성적도 못내고 말았다. 다음은 봉중근의 미국시절의 성적이다.
|
봉중근의 통산 메이저 성적
|
봉중근은 뚜렷한 활약도 없이 미국선수생활을 접었다. 뚜렷한 '임팩트' 한번 없이, 한국나이로 27세에 국내에서 좋은 시절을 보내기 위해 국내 복귀를 크게 나무라지는 않겠다. 그러나 최희섭은 다르다. 높은 타율은 아니지만 강력한 파워로 홈런을 많이 만들어 내며 2003년엔 시카고 컵스 시절 내셔널 리그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04년 초에는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홈런 경쟁을 펼쳤다. 2005년에는 박찬호의 친정팀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3연타석 홈런을 비롯 작년 6월 12일에는 역시 미네소타를 상대로 워크오프(Walk-off,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그 게임 MVP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당시 플래툰 시스템(스타터 피쳐의 좌완, 우완여부를 가려 스타팅 라인업을 수정하는 것)에 갇혀있기에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았을텐데 이정도의 성적을 올린것은 매우 준수한 편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기억에 남은 WBC 2라운드 미국전에서 2005 포스트 시즌에 눈부신 활약을 보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댄 윌러(Dan Wheeler)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다음은 최희섭의 성적이다.
|
최희섭의 통산 메이저 성적
|
최희섭의 올해 마이너리그 성적은 한마디로 처참하다. 슬러거로서의 면목을 가늠하는 장타율(%SLG)은 3할6푼1리에 그치고 있다. 적어도 4할대 후반이나 5할대는 쳐줘야 빅리그 승격이 가능할텐데. 최희섭은 올해를 왼쪽 허벅지 부상과 WBC참가로 인한 스프링캠프 스킵등으로 인하여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1루수라는 그의 포지션이 걸리기는 하다. 그러나 최희섭 선수는 아직 가능성이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필자는 이번 국내복귀 논쟁을 지켜보며 생각났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히데오 노모. 박찬호의 절친한 옛 동료이자, 동양인 최다승 기록 보유자(123승), 1995년 내셔널 리그 신인상(ROY)의 주인공. 다음은 노모의 올해까지의 성적이다.
|
히데오 노모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
그의 통산 성적이 보여주듯이 노모는 대단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두번의 노히트 노런 게임을 비롯하여 통산 123승 1915탈삼진의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노모는 2004년 부터 ‘그저 그런 투수’가 됐고 2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는 일본 복귀를 하지 않는다. 2005년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도 중도 방출되었고 이후 뉴욕 양키즈 마이너에서 재활을 다지며 올해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했지만 또 다시 방출되고 말았다. 노모를 괴롭혀 오던 그의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하며 아직까지 재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의 의지가 숙연하다.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는 부상 위험이 높다. 수술을 했더라도 그의 몸은 이미 40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모는 이것을 모를리가 없다. 봉중근 선수에게 아쉬운것은 그가 아직은 젊고 노력하여 괜찮은 미들릴리프 피쳐(MRP)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는 포기했다. 그는 여전히 재능있다. 고교시절 보여줬던 위력을 생각하면 더욱 더 아쉽다. 국내 팬들은 최희섭의 국내복귀를 주장하기 전에 노모의 이같은 태도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자. 최희섭이 분명 노모만큼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가능성 있는 파워히터임에는 틀림없다. 최희섭의 나이가 지금 몇이던 말던, 그의 뱃 스피드가 느리던 말던, 국내 데뷔하면 잘 할 수 있던 말던간에, 그는 여전히 한국 최초의 빅리거 타자이다. 그에게 노모의 정신을 배우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초석을 쌓자. 추신수와 백차승을 비롯한 앞으로 빅리그에 진출할 수 많은 ‘코리언’들을 위하여. 국내 복귀는 그의 나이가 선수로서 지긋할때 해도 늦지 않는다. 이상호 (스포츠팀 인턴기자. 한국외대 법학 3) shlee21@hufs.ac.kr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