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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7 11:01 수정 : 2006.08.07 11:01

두 달 가까이 2군에서 매서운 칼을 준비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주장 서용빈(35)이 소속팀의 꼴찌 탈출에 앞장서고 있다.

4월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근 4개월 만인 지난 3일 잠실 현대전부터 1군에 복귀한 서용빈은 돌아온 4경기에서 결승타 2차례를 비롯, 5타점을 올리며 트윈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LG는 최근 6연패에 빠진 7위 롯데를 반 게임 차로 쫓고 있어 2개월만에 최하위 탈출을 바라보게 됐다. LG는 6월17일 KIA에 패하면서 꼴찌로 급전직하했다.

서용빈의 활약은 정말 기대 이상이다. 갖은 설움을 딛고 연일 불꽃타를 휘둘러 감동은 더욱 짜릿하다. 참았던 분노를 한 방에 터뜨리 듯 그의 방망이는 무섭게 돌아간다.

3일 현대전에서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복귀 후 두 번째 게임이던 4일 두산전에서는 7회 좌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5일 두산전에서는 삼진 2차례 포함,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6일에는 4회 우선상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LG는 서용빈의 복귀 후 4경기서 3승1패를 달리며 반등세를 보였다.

2년 4개월간 공익근무를 끝내고 지난해 복귀한 서용빈은 그러나 세대 교체 역풍에 밀려 1루 자리를 빼앗기면서 떠돌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미 트윈스의 1루에는 최동수, 박병호, 최길성 등이 버티고 있었고 여기에 지난해 말 트레이드를 통해 마해영까지 가세하면서 피 터지는 경쟁이 벌어졌다. 안재만 등 내야 요원마저 경우에 따라 1루수로 기용되는 등 트윈스의 1루는 시즌 내내 붙박이가 없는 무주공산으로 떠돌았다.


하지만 이 때에도 서용빈에게 기회는 없었다. 그는 이미 스프링캠프 때 내부적으로 전력에서 배제됐었다. 배트 스피드가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주 원인이었다.

세대교체와 성적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트윈스 코칭스태프가 서용빈에게 기회를 주기에는 여유가 없었다.

'주장'의 감투를 쓴 서용빈의 어정쩡한 생활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시즌 초반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제외되고도 서용빈은 1군 선수단을 따라다녔다. 선수단을 통솔할 의무 때문이었으나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주장의 비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후배의 타격 연습 때 볼을 던져주는 것으로는 서용빈의 양에 차지 않았다. 파란만장한 이력을 거쳐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 선 서용빈은 더욱 절실한 목표가 있었다. 단 1년이라도 화끈하게 뛰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겠다는 것이었다.

기회는 지난 5월 말 이순철 감독의 퇴진과 함께 찾아왔다.

그는 양승호 대행과 만나 2군으로 내려가 타격감을 되찾고 권토중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양 대행도 "컨디션이 되면 부르겠다"며 1군 복귀를 약속했다.

기약없는 약속이 될 것 같았으나 마해영, 최동수가 지난 2일 성적 부진으로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오면서 서용빈은 다시 1군에 올라왔다. 2군 경기를 뛰며 1군 경기가 있을 때는 잠실 덕아웃을 지켰던 하루 20여 시간의 중노동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LG 관계자는 "서용빈이 빠른 볼에는 아직 스윙이 무디다"며 흐르는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베테랑에게 필요한 것은 힘이 아니다. 볼에 따라 적당히 간결한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 낼 줄 아는 능력이 최고 미덕이다.

오랜 기간 2군의 눈물 젖은 밥을 먹었던 서용빈은 베테랑의 해답을 찾았고 기회를 준 팀에 하나씩 보은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LG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며 그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널리 알렸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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