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10 00:54
수정 : 2006.08.1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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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잘 안 풀리네.’ 이승엽이 9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방문경기 1회초 내야땅볼을 친 뒤 수비에 들어서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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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좌전안타 ‘노바운드 아웃’ 선언…광고판 걷어차며 ‘분풀이’
이승엽이 심판의 오심으로 안타와 타점을 도둑맞았다.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9일 도쿄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일본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6-2로 앞선 9회 무사 2·3루에서 좌전 안타를 쳤지만 3루심이 아웃을 선언했다. 텔레비전 느린 그림에서도 이승엽의 타구는 땅에 닿은 뒤 좌익수의 글러브로 들어간 원바운드 타구였지만, 4심 합의에서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승엽은 안타 1개와 타점 1~2개를 도둑맞았다.
이승엽은 지난 6월11일 지바 롯데 머린스와의 경기에서도 투런 홈런을 쳤지만 선행 주자의 누(베이스) 공과 판정 오심으로 홈런 1개를 도둑맞은 바 있다. 이승엽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분에 못이겨 왼발로 광고판을 세차례 걷어찼다.
이승엽은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3-1로 앞선 3회 무사 1·3루에서 좌익수 희생뜬공으로 1타점을 올렸다. 시즌 76타점. 이틀 만에 타점을 보탠 이승엽은 지난해 세운 82타점에 6개 차로 다가섰다. 그러나 이승엽은 상대 좌완 후지이 슈고에게 눌려 1회와 5회에는 투수 땅볼, 7회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323(384타수 124안타)으로 약간 떨어졌다.
요미우리는 1회 3번 니오카 도모히로와 5회 5번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각각 2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타선 폭발로 8-4로 이겼다. 요미우리는 최근 3연승으로 히로시마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경기가 끝난 뒤 몰려드는 취재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통역을 맡은 정창용씨는 “이승엽 선수가 ‘심판이 그런 판정을 한 데 대해 어쩌겠느냐’고 말했으며 ‘오늘은 팀이 이겨 다행’이라고 했다”고만 설명했다.
이승엽이 3루 더그아웃부터 그라운드를 걸어가며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요미우리 팬들은 일제히 “이승엽! 이승엽!”을 연호하며 심판의 부당한 판정을 간접적으로 항의했다.
도쿄/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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