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13 19:35
수정 : 2006.08.13 19:35
신인은 홈런을 맞고 크는가?
3-2로 앞선 9회말 1사1루. 고졸 신인 류현진(19·한화·사진)에게는 아웃카운트 2개만 잡으면 시즌 16승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타석엔 최근 4경기에서 한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던 엘지 4번타자 최길성(28)이었다. 너무 자신감이 앞섰나? 류현진은 자신있게 초구를 던졌고, 최길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긴 타구는 좌중간 담을 훌쩍 넘기는 12짜리 끝내기 역전 2점포가 되고 말았다.
‘괴물신인’ 류현진이 지난 12일 잠실 엘지전에서 올 시즌 두번째 끝내기홈런을 맞고 시즌 4패의 멍에를 썼다. 지난달 7일부터 계속된 5연승 행진을 마감한 류현진은 16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날 홈런 2개 등 7안타 4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도 2.23에서 2.35로 높아져 이 부문 1위에서 이상목(롯데)·이혜천(두산·이상 2.33)에 밀린 3위로 내려앉았다.
또 류현진은 지난 6월28일 에스케이경기 때 0-0이던 11회말 구원투수로 나와 박경완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맞은 뒤 이번이 두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4패 중 2패가 끝내기 홈런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0-0이던 2회 2사 2루에서도 2년차 정의윤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포를 먼저 맞았다.
1m88, 96㎏의 우람한 체격을 앞세워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앞세운 류현진의 구위는 탈삼진 154개가 말해주듯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제구력과 구속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정면승부를 펼치다보니 홈런을 맞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는 팀내 피홈런에서 정민철(12개)에 이어 2위(8개)가 됐다. 류현진과 함께 ‘신인 투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의 장원삼(23)도 팀내 최다인 9승(7패)을 수확했지만 피홈런에선 팀내 최다인 15개를 기록하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사진 연합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