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18 18:38
수정 : 2006.08.18 18:38
12년차 베테랑…팔꿈치 수술 딛고 10승 부활
프로야구 현대 전준호(31) 앞에는 늘 ‘투수’라는 수식어를 달아야 한다. 호타준족의 타자 전준호와 구분하기 위해서다. 타자 전준호에 가려 있던 투수 전준호가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전준호는 17일 수원 두산전에서 시속 145㎞에 이르는 빠른 공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방망이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7이닝 동안 고작 3안타만 내주고 팀내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다승부문 공동 4위. 아울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승 투수 5명이 나올 때까지 순위집계를 미뤄놓았던 승률(10승1패·0.909)에서도 이날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1995년 태평양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단한 전준호는 2001년 12승을 거두면서 마운드에도 전준호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2004년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지난해 고작 3승에 그치며 추락했다.
올해도 초반에는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5월16일 이후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16경기(2경기 구원등판) 연속 무패행진, 평균자책점도 3.24(12위)로 수준급이다.
전준호의 별명은 ‘러키보이’다. 전준호는 “포수 (김)동수 형이 리드를 잘해줬고, 동료 타자들이 내가 나올 때마다 도와줘 고맙다”며 “2001년에 12승을 거둔 뒤 결혼했는데, 이제 다시 떳떳한 남편이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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