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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대회, 또 한 명의 괴물 투수 탄생 |
일본 국민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대회)가 또 한 명의 괴물 투수를 배출하고 21일 막을 내렸다.
88회를 맞는 동안 결승전에서 무승부가 벌어져 사상 두 번째 결승전 재경기를 벌인 끝에 오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의 모교인 와세다실업고가 21일 고마다이토마코마이고를 4-3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올 여름 고시엔대회가 낳은 괴물 투수는 바로 와세다실업고의 우완투수 사이토 이츠키(18).
사이토는 이날 선발로 등판, 9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3실점 했으나 삼진 13개를 솎아내며 무볼넷으로 완투승을 거두고 102년 역사의 모교 야구부에 고시엔 첫 우승의 감격을 안겼다.
신체조건이 176㎝, 70㎏에 불과한 사이토는 이틀 연속 선발로 나서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이날도 147㎞에 이르는 빠른 볼을 찍는 괴력을 발휘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날 연장 15회 동안 178개를 던졌던 사이토는 이날은 118개를 뿌리는 등 이틀간 296개를 던졌다.
특히 이날 포함 553개를 던지며 4경기 연속 완투쇼에 두 자릿수 탈삼진 등을 기록, '괴물'이라는 말 외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었다. '원조 괴물'인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도 고시엔에서 3연속 완투에 그쳤던 것에 비춰보면 실로 엄청난 기록이다.
그는 경기 후 "피로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몸이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고 말해 혀를 내두르게 했다.
특히 고시엔 역사상 최초로 7경기 연속 선발로 뛰며 69이닝을 던진 사이토는 이번 대회에서만 948개를 던졌다.
이번 대회 탈삼진 78개와 봄에 열린 고시엔대회에서 거둔 26개를 합쳐 104개로 역대 봄.여름 고시엔대회 통산 최다 탈삼진 2위에 오르는 등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역대 이 부문 1위는 113개다.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최근에는 돼지고기 김치 볶음을 먹고 부쩍 힘을 낸 것으로 전해져 이채를 띄었다.
고교 투수 혹사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야구의 견지에서 보면 사이토의 투구수와 투구이닝은 불가사의 그 자체임에 틀림없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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