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전준호 “진다는 생각이 안 든다” |
만년 4~5선발급 투수에서 일약 에이스로 도약한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우완투수 전준호(31)가 연승 숫자를 '10'까지 늘렸다.
전준호는 22일 대전 한화전에서 200승에 도전한 송진우(40)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6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았으나 상대 타선을 2점으로 틀어막은 뒤 적시에 터진 송지만의 3점 홈런 지원 속에 시즌 11승(1패1세이브)째를 챙겼다.
지난 5월16일 광주 KIA전 이후 10연승 행진. 개인적으로도 지난해 5월부터 이어온 한화전 3연패에서도 벗어난 게 값진 수확. 송진우의 200승 저지도 중요했지만 한화와 치열한 2,3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겼다는 점이 더 결정적이었다.
그는 캘러웨이(9승)를 2승 차로 따돌리고 팀 내 다승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 1995년 태평양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한 12년차 전준호는 이날 승리로 2001년 올린 개인 한 시즌 최다승(12승)에 바짝 다가섰다. 재작년 팔꿈치 수술을 하는 바람에 지난해 3승에 그쳤던 한을 올해 확실히 풀고 있는 셈.
그의 연승행진에는 단체 종목 야구의 장점이 십분 녹아 있어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타자들을 믿고 야수들은 투수를 믿는 시너지 효과가 전준호가 프로야구 역대 4번째 선발 연승 행진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다.
역대 선발 투수 최다 연승은 정민태(현대)의 21연승. 김태원(전 LG)과 김일융(전 삼성)이 각각 16연승과 14연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전준호는 "올해 운도 따르고 있지만 특별히 마운드에 올라 강판할 때까지 진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침과 동시에 알맞은 득점으로 뒷받침 해주는 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볼 스피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집중력을 갖고 던지다 보니 실투도 자연스레 줄게 됐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싶다던 전준호도 주위에서 연승행진을 자주 입에 올리자 서서히 부담이 됐는지 "이제는 의식이 된다. 선수라면 항상 이기고 싶은 것 아닌가"라며 내친김에 여세를 몰아 기록 연장에도 도전해 보겠다는 야심에 찬 포부도 아울러 덧붙였다.
전준호의 이날 최고구속은 145㎞. 115개를 던질 때까지 직구 구속 140㎞ 초반을 유지했다.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속은 아니었으나 130㎞대 체인지업과 110㎞대 슬로커브, 120㎞대 중반의 슬라이더로 마음 바쁜 한화 타자들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완급조절로 '화수분 마운드' 현대에서 1선발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전준호가 에이스의 상징이라는 15승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대전=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