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28 18:54
수정 : 2006.08.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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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던 힘까지…. 백차승이 28일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시애틀/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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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승, 보스턴 3실점으로 막아
“지난 겨울 방출이 내게 자명종 같은 구실을 했다.”
백차승(26·시애틀 매리너스)이 시즌 첫승을 거둔 뒤 구단 홈페이지에서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방출의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맛본 쾌거였기에 감격은 더욱 컸다.
백차승은 28일(한국시각) 안방 세이프코필드 마운드에 섰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30개 팀중 6위의 화력(팀 타율 0.278)을 지닌 보스턴 레드삭스. 그는 5⅔회를 2안타 5볼넷 3실점(2자책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2004년 9월27일 텍사스 전 이후 2년 만에 맛본 승리이자 빅리그 통산 3승째.
백차승은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며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시즌 뒤에는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빠졌다. 그는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빅리거에 오른 23일, 뉴욕 양키스 전에 선발로 나서 비록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은 두번째 선발 등판. 백차승은 신중했다. 5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에 이르렀다. 5회초 1루수 벤 브로사드의 악송구로 1실점(비자책)했지만, 시애틀 타선은 5회말 라울 이바네스의 만루홈런 등으로 5점을 뽑아 6-1로 넉넉히 앞서갔다.
백차승은 6회초 1사에서 데이비드 오티스에게, 2사에선 마이크 로웰에게 각각 솔로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맞은 2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6차례나 2-3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4차례 볼넷을 허용하는 바람에 투구수(107개)가 많았다. 하지만 시애틀은 6-3으로 이겼다.
백차승은 〈에이피(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항상 양키스와 레드삭스 경기를 지켜봤다. 지금은 내가 그들을 상대로 공을 던진다. 정말 기분 좋다. 꿈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한편, 추신수(24·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이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나오지 않았고, 유제국(23·시카고 컵스)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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