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29 23:18
수정 : 2006.08.30 10:41
송진우, 프로야구 개인통산 200승 금자탑
박철순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 20일차로 깨
아무도 걷지 않은 길. ‘회장님’ 송진우(40)가 마침내 그 길을 걸었다. 199승에서 1승을 추가하는 데 다섯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만큼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29일 송진우가 걸어간 광주구장에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꽃비가 내렸다.
한화 송진우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통산 2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989년 4월12일, 만 스물셋의 앳된 나이에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롯데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뒤 18시즌 580경기 만의 일이다. 200승을 거둔 이날은 송진우가 태어난 지 만 40살6개월13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박철순이 40살5개월23일로 가지고 있던 국내 프로야구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200승의 금자탑과 함께 갈아치웠다.
통산 200승 142패 102세이브. 그간 무려 4만5676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18.44m)로 환산하면 경부고속도로를 왕복하고도 남는 842.265㎞나 된다.
송진우는 무엇보다 통산 200승-100세이브를 세계에서 두번째로 달성한 선수도 됐다. 1982년 일본의 에나쓰 유타카(닛폰햄·206승 193세이브)에 이은 대기록이다.
이날 200승의 상대는 프로야구 통산 9차례 정상에 빛나는 기아 타이거즈였다. 장소는 ‘역사의 현장’ 광주.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말 2사까지 잘 잡았지만 장성호에게 우전안타, 이재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현곤을 삼진으로 잡고 불을 껐지만 투구수가 무려 25개나 됐다. 그러나 지난 네 경기 동안 지긋지긋하게 도와주지 않던 타선이 2회초 폭발했다. 세계야구클래식 4강의 주역인 기아 선발 전병두를 상대로 4안타 4볼넷을 집중시키며 무려 7점을 뽑았다.
송진우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2회말 스캇 시볼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5회까지 별다른 위기를 맞지 않았다. 송진우는 6회 첫 타자 장성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5회 동안 5안타 2볼넷만 내주고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삼진도 4개나 잡아냈다. 한화는 기아를 10-1로 물리쳤다.
송진우는 200승 달성 소감에 대해 “199승 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있었다”며 “1승 1승 거두는데 열심히 함께 해 준 선배 후배님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탈삼진 등 여러가지 부문에 도전하고 싶은 기록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3000이닝까지 던지고 싶다”며 오래도록 선수로서 활동하고픈 바람을 나타냈다.
광주/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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