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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을 향해 뛰자! 이승엽이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시즌 40호 두점짜리 홈런을 친 뒤 천천히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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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자신과의 약속’ 40호를 지켜…타점도 100-3
0-4로 뒤진 4회초 무사 2루 볼 카운트는 3볼. 어떤 강타자라도 1개쯤은 더 기다려볼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홈런에 목말라 있던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참지 않았다. 방망이는 지체없이 돌아갔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파고들던 시속 143㎞의 직구는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승엽이 일본 진출 3년 만에 자신이 시즌 목표로 세웠던 40호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39호 홈런을 쳤던 7일 한신전 이후 꼭 11일 만이자, 7경기 만에 꽉 막혔던 가슴을 뚫는 홈런포였다. 이승엽이 18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방문경기에서 상대 우완 선발 오다케 간(23)으로부터 2점 홈런을 날려 시즌 40호를 기록했다. 비거리 110m. 또 이승엽은 2-4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뜬공으로 1타점을 보태 이날 요미우리가 거둔 3점을 모두 책임졌다. 올 시즌 130경기에서 40홈런을 친 이승엽은 2004년 14개, 2005년 30개를 포함해 일본 진출 통산 84호를 기록했다. 또 센트럴리그에선 이날 홈런포를 날린 타이론 우즈(주니치)를 5개차, 퍼시픽리그에선 오가사와라(닛폰햄)에 8개차 앞선 홈런왕 질주를 했다. 첫 타석인 1회 볼넷으로 진루했던 이승엽은 4회 홈런, 6회 희생뜬공에 이어 8회 다시 볼넷으로 진루해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기록했고, 타율은 0.319에서 0.320으로 올랐다. 타점도 97타점이 돼 시즌 100타점에 3개를 남겨뒀다. 앞으로 14경기를 남겨둔 상태여서 40홈런-100타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이날 이승엽에게 홈런을 내준 히로시마의 선발 오다케 간은 7월25일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세번째 타석 때 시즌 30호 홈런을 헌납한 바 있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 40홈런을 쳤으니 안심이다”면서 “앞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직구였는데, 치기 좋게 들어와 정확하게 맞힌다는 기분으로 방망이를 돌렸고, 1점이라도 추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득점에만 의지한 채 3-4로 지고 말았다.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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