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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9 15:48 수정 : 2006.09.19 17:28

정말순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이 지난 15일 경남 양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6 KOVO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의 주심으로 나서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앞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까지 돼 올림픽이나 월드챔피언십 같은 큰 경기 심판을 맡고 싶습니다"

출범 2년째를 맞은 프로배구에서 첫 여성 주심으로 코트에 선 정말순(32)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은 큰 목표를 당당히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경남 양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6 KOVO컵 양산대회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엄격한 판정을 내리는 `포청천'으로 등장했다.

정씨는 지난 해 11월 2005-2006 V-리그 시범경기에서 주심을 본 적이 있지만 프로배구 정식경기에서 주심을 본 것은 처음이다.

피 말리는 접전 끝에 5세트 17-16에서 현대건설 센터 정대영이 때린 스파이크가 상대팀 선수를 맞고 코트에 떨어진 뒤 그의 손이 올라가면서 경기는 차분히 마무리됐다.

정씨는 "두 팀 관계자들을 그동안 자주 봐서 국제경기보다 오히려 부담이 컸다"면서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김건태 심판부장님이 부심으로 도와주셔서 조금 편하게 치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주심은 경기의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부심보다 심적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면서 "어느 심판이나 그렇겠지만 주심대에 오르면 5세트까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여성에게 척박한 땅이던 배구 심판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선수 경험은 없지만 배구의 매력에 빠져 1997년 부산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배구협회 A급 심판 자격증을 땄고 1998년 슈퍼리그 선심으로 코트에 데뷔했다.

2004년에는 국내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심판자격을 획득한 뒤 지난 해 6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2006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 경기에 주심으로 나서는 등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고 프로배구에서 부심을 맡아왔다.

현재 프로배구 심판진 40여명 가운데 기록원이나 선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성은 6∼7명 되지만 주.부심은 정씨와 전영아씨 등 2명에 불과하다.

정씨는 "코트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지켜보는 것이 좋아 심판까지 된 것 같다"면서 "배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돌발 상황이 많기 때문에 그때그때 즉각 즉각 잘 대처해야 좋은 심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이 심판을 하기가 쉽지 않고 그만큼 남자보다 2∼3배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심판이 되려는 여성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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