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09 23:39
수정 : 2006.10.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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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주 무등경기장의 새 영웅이 탄생했다. 기아의 이현곤이 200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와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때 만루홈런을 치고 홈에 들어와 동료의 열광적인 축하를 받고 있다.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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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곤 데뷔 첫 만루홈런…기아, 한화에 6-1승
준PO 승부 원점…11일 대전서 마지막 3차전
기아 서정환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에서 득점 기회가 네 차례나 있었지만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어제 너무 피곤하니까 오히려 잠이 잘 오더라”면서 웃었지만 아쉬움의 흔적마저 감추지는 못했다. 서 감독의 ‘고뇌’는 2차전 타순 변화로 나타났고, 이는 기막히게 적중했다.
9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기아는 타순이 바뀐 이종범의 ‘발’과 이현곤의 만루홈런으로 한화를 6-1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아는 포스트시즌 8연패, 준플레이오프 6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1승1패의 균형을 맞춘 두 팀은 11일 오후 6시 대전구장에서 마지막 3차전을 한다.
기아는 이날 이종범을 김원섭 대신 2번에 배치했고, 1차전에서 잘 맞았던 9번 이현곤을 6번으로 끌어올렸다. 한화와 기아는 4회초와 4회말 똑같이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두 감독은 모두 강공을 펴다 1루 주자를 2루에 보내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기아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있었다. 이종범은 1사후 2루와 3루를 거푸 훔치며 상대 내야를 흔들었고, 조경환의 우익수 희생뜬공으로 홈을 밟으며 선취 득점을 올렸다.
이종범의 ‘발’은 1-1 동점이던 6회에 더욱 빛을 냈다. 1사후 중전안타를 친 뒤 2루까지 내달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홍세완과 김원섭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전날 2사 후 네 차례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킨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이날의 ‘영웅’ 이현곤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현곤은 ‘투수 3관왕’에 빛나는 류현진의 4구째 142㎞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포스트시즌 사상 네번째 만루홈런. 안방 관중은 펄쩍펄쩍 뛰며 열광했다.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친 이현곤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현곤은 “중심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마침 노리던 직구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날 패전의 멍에를 썼던 기아 한기주는 1-0으로 앞선 6회초 1사 2루에서 선발 세스 그레이싱어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으나, 김태균에게 동점타를 내주며 또 한 번 시련을 겪는 듯 했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새내기 맞수’ 류현진을 누르고 19살5개월10일로 준플레이오프 사상 최연소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한기주는 “어제 (류)현진이한테 ‘수고했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오늘은 내가 걸어야겠다 ”며 웃었다. 광주/김동훈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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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감독의 말
기아 서정환 감독=지면 끝이란 생각으로 했다. 주자가 나가면 번트보다 기동력을 살릴 것을 주문했는데 이종범이 임무를 잘 수행했다. 그레이싱어가 생각보다 좋은 투구를 해줘 기쁘다.
한화 김인식 감독=그레이싱어를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 류현진이 잘 던졌는데 역시 경험이 부족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기아의 투수들이 좋아서 3차전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총력전으로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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