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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40홈런-100타점 달성 시즌 마감
‘잘했다. 그런데 왠지 아쉽다.’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사진)이 10일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숱한 화제를 뿌린 2006 시즌을 마감했다. 요미우리는 15일 마지막 경기가 남았지만, 이승엽은 13일 왼쪽무릎을 수술한다. 이승엽은 올 시즌 4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한국선수들의 무덤’이라는 요미우리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시즌 막판 홈런왕 타이틀을 빼앗기는 아쉬움도 남겼다.
인상깊은 경기들=이승엽은 3월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홈런 5개, 타점 10개로 두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요미우리 역대 70번째, 외국인 선수 역대 3번째 4번타자로 나선 요코하마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포함 5타석 2타수 2안타 3볼넷 3타점 5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어 ‘영원한 맞수’ 한신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는 연장 11회말 극적인 역전 끝내기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일본 열도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8월1일에는 역시 한신을 상대로 1회 한·일 통산 400호 홈런과 9회 굿바이 결승홈런을 날렸다. 이밖에 센트럴리그 전 구장 홈런을 기록했고, 인터리그 홈런 16개로 지난해 이어 인터리그 홈런왕을 2연패했다. 그러나 일본 심판들의 텃세로 두차례나 오심이 나와 홈런 1개와 타점 1~2개를 도둑맞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시 쓴 요미우리 역사=이승엽은 9일까지 타율 0.325, 41홈런, 108타점을 올리며 세 부문 모두 팀내 1위를 예약했다. 또 센트럴리그 홈런과 타격 2위, 타점은 3위에 올랐다. 요미우리에서 100타점 이상은 지난 2002년 마쓰이 히데키(현 뉴욕 양키스·107타점) 이후 4년 만이다. 홈런 41개 가운데 도쿄돔에서 22개를 터뜨려 도쿄돔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특히 41개의 홈런 중 왼손투수에게 19개, 오른손 투수에게 22개를 뽑아내며 지난해 ‘플래툰시스템’의 악몽을 떨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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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부상, 그 이후는?=이승엽은 8월10일 36호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50홈런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3월 세계야구클래식부터 쉼없이 달려온 데 따른 왼쪽무릎 악화로 이후 두달간 홈런 5개를 보태는 데 그쳤다. 결국 이승엽은 홈런 1위 자리를 타이론 우즈(주니치·45개)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승엽은 “올 시즌 후 미국에 가지 못하면 앞으로도 힘들다”고 밝히며 빅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무릎부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요미우리 구단은 거액을 제시하며 잔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승엽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시즌은 끝났지만 그는 여전히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붙잡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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