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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와 현대의 경기 7회초 1, 3루 상황에서 한화 이범호가 병살타를 쳐 기회를 놓치자 김인식 감독이 유지훤 코치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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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교체·타순 갈팡질팡
한화 김인식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신조로 삼는다. 자신이 사령탑을 맡아 일궈낸 세계야구클래식(WBC) 4강 신화도 코치진과 선수들의 인화를 바탕으로 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런데 13일 프로야구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김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갈팡질팡했다. 1회 선발 문동환이 제구력 난조로 5점을 내주며 난타당할 때 김 감독은 우직하리만큼 팔짱만 끼고 있었다. 문동환은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김 감독은 4회가 시작되자 김해님으로 투수를 바꿨다. 문동환의 투구수가 52개에 불과했고, 웬만하면 선발투수를 5회까지 끌고 가는 김 감독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다소 뜻밖이었다.
김해님은 3-5로 따라붙은 5회 두 타자를 연속 삼진처리하며 한화에 희망을 줬다. 그런데 전준호에게 안타를 내주자 김 감독은 가차없이 투수를 지연규로 교체했다. 다음 타자 이택근에게 특별히 김해님이 약한 것도, 지연규가 강한 것도 아니었다. 지연규는 이택근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승부는 사실상 그것으로 끝이었다.
‘믿음의 야구’는 공격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조원우와 데이비스 등이 부진한데) 타순 변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믿음’ 때문이었을까? 김 감독은 이들의 타순을 바꾸지 않았고, 이들은 이날도 별다른 활약을 펴지 못했다. 반면, 올 시즌 현대 선발 마이클 캘러웨이를 상대로 9타수 4안타를 기록한 루 클리어는 못 미더웠던지 ‘고작’ 6번 타순에 배치됐고, 김인철은 선발에서 빠졌다. 클리어는 세번째 타석까지 100% 출루로 활약했고, 고동진의 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타석에 들어선 김인철은 추격의 불을 댕기는 2루타를 쳤다. 김 감독으로선 믿고 맡겨야 할 때와 과감히 교체해야 할 때가 지독히도 어긋난 승부였다. 수원/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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