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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30 14:38 수정 : 2006.10.30 16:27

미국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수석 코치로 복귀하는 왕년 홈럼왕 이만수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가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로 한국프로야구에 9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이만수(48)씨가 "팬이 없으면 프로야구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팬을 끌어 모으는 즐거운 야구를 펼칠 것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이만수씨는 30일 인천 남구 문학구장 내 SK 구단 사무실에서 입단식을 갖고 와이번스 수석코치로서 제3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 타격 3관왕을 이루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마친 이만수 코치는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지도자 수업에 섰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코치로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하는 등 다채로운 이력을 쌓았다.

이 자리에는 신영철 SK 사장은 물론 일본에 체류 중이던 김성근(64) 감독까지 직접 날아와 이 코치의 한국 복귀를 축하했다. 또 이 코치 팬클럽 회원 30여 명이 참석, '이만수'를 연호하며 '헐크'의 귀환을 반겼다.

계약금 없이 2년간 연봉 1억 3천만 원에 SK에 입단한 이 코치는 신 사장으로부터 삼성에서 16년 간 현역으로 뛰던 시절 달았던 '22번'이 박힌 유니폼을, 김 감독으로부터는 모자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팬과 함께하는 야구 펼칠 것”

"SK가 내건 '팬과 함께 앞서가는 야구를 하겠다'는 모토가 내 생각과 같아 와이번스행을 결정하게 됐다"는 이 코치는 "재미있는 야구를 펼칠 테니 팬 여러분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수석코치로서 김성근 감독님을 옆에서 잘 보좌할 예정이고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는 31일부터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시작되는 마무리 캠프에 합류, 김성근 감독과 본격적인 호흡을 맞추게 된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인천=연합뉴스)

98년 이만수 자료사진
홈런치면, 만세부르던 ‘헐크’ 이만수

"내가 바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입니다"

단순 명료했다. 팬을 끌어 모으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만수 SK 수석코치는 여러 말 하지 않고 "날 보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현역 시절 자신이 보여줬던 밝고 활달한 야구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겠다는 뜻이었다.

홈런을 치면 만세를 부르고 즐거워 펄쩍펄쩍 베이스를 돌던 '헐크' 이만수가 돌아왔다. 그런 신명나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선수단에 주문할 생각임을 확실히 밝혔다.

만세 못하게 하던 김성근, “이제 내가 만세 부를 것”

함께 배석했던 김성근 감독은 "이 코치가 현역 시절 안타 후 만세를 부르는 행동을 했는데 삼성으로 가서 그걸 못하게 막았더니 두 달 만에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말한 뒤 "팬들은 이 코치의 밝은 면, 즐거움을 좋아한다. 한국야구에 공을 세운 사람이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있는 게 안쓰러웠다. 이제는 내가 만세를 부를 테니 한국으로 오라고 말했다"며 숨겨진 일화를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SK 수석코치로 입단한 소감은.

▲감사하다. 소감을 밝히기 전에 지난 15일 김성근 감독님 취임식을 시카고집에서 인터넷으로 지켜봤는데 김 감독님을 보고 세 가지를 놀랐다. 감독님이 말씀도 잘하셨고 특히 야구를 하면서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봤다. 감독님과 삼성에서 2년을 같이 했는데 한번쯤 그라운드에서 웃어줬으면 했지만 그러시질 않았다. 그런데 이제 웃는 모습을 뵈니 미남이신 줄 처음 알았다(웃음).

9년간 못 뵙다가 오늘 처음 만났는데 연세가 많으시면서도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에 보기가 좋았다. 수석코치로서 존경하는 김 감독님을 모신다는 게 영광이다. 이 자리 빌려 야구팬, SK 팬, 인천 및 전국 팬들이 새롭고, 앞서가는 스포테인먼트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팬들이 없으면 프로야구의 존재 가치는 없다. 팬이 없는 야구장은 프로가 아니다.

좋은 야구를 보여드릴 테니 많이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9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소감은.

▲사실은 올해 5월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재계약을 해 2008년까지는 묶인 몸이었고 올해는 국내에 복귀할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SK에서 추구하는 야구가 팬과 함께 한다는 모토가 내 생각과 들어맞았다. 늘 선수 시절 느낀 것 중 하나가 이기기 위한 야구만 할 뿐 팬이나 주위를 위한 야구를 안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야구를 해도 힘들고 기쁨을 잘 몰랐다.

SK가 팬과 함께 하는 마케팅, 앞서가는 야구를 한다는 얘기에 컴백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 3일 만에 결정을 내렸다. 시카고에서 한국에 오는 13시간의 비행 동안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미국에 처음 갈 때는 외롭고 막막한 느낌이었다. 2년만 지낸다는 게 9년이 됐고 국내에서 이제 처음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생각이 많지만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마음처럼 긴장하고 '야구를 위해서 죽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

-미국에서 한국 야구를 지켜 봤는가.

▲인터넷으로 야구를 봐왔다. 한국야구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한국 야구 발전상을 팀 동료와 많이 얘기 나눴다. WBC에서 한국팀 성적을 놓고 동료와 내기를 하기도 했으나 솔직히 4강 진출은 생각도 못했었다.

하지만 한국 야구 발전에도 불구, 야구장에 팬이 없다는 것에 가슴 아팠다. 16년간 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나 1경기 평균 관중이 3천 명이 약간 넘는 수준에 깜짝 놀랐다. 팬이 없는 상황에서 무슨 값어치가 있을까, 팬을 위한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팬을 위한 야구를 펼치는 구체적인 방법은.

▲일단 감독님을 모시는 입장이고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를 100% 지원하는 게 우선이다. 감독님을 앞서 가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감독님이 원하시면 팬을 위하는 야구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감독님 뒤에서 펼칠 것이다.

스포테인먼트는 날 보면 알 수 있을 것

스포테인먼트는 날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9년간 미국에서 외로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다.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살아남기 위해 돌파구 마련했다. 매일 저녁 7시 5분 경기면 난 항상 6시 5분에 나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애들 사진도 찍어줬다. 내가 선수도 아닌데 불구하고 많은 팬이 생겼고 팬들이 그런 것을 원했었다. 구단에서도 나를 '화이트삭스 (홍보)대사'라고 불렀다. 인터넷에서는 희귀해서인지 내 사인볼 가격이 120달러나 나가기도 했다.

야구만 봤을 때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선수가 미리 경기를 포기하는 데 끝날 때까지 포기는 없다. 어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선수단에 주문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네티즌과 인터넷 대화를 나눌 예정인가.

▲미국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 인터넷으로 칼럼도 쓰고 대화를 나눴지만 한국에 돌아온 이상 코치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여기서 그만둘까 생각한다.

장현구 기자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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