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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30 18:30 수정 : 2006.10.30 18:32

삼성의 유격수 겸 5번타자 박진만(오른쪽)이 29일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최우수선수로 뽑힌 뒤, 유중일 코치를 껴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다.”(선동열 감독)
“야구를 알면서 한다고 할까요.”(박진만)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29일 서울 잠실구장. 기자회견장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 선동열 감독과 최우수선수 박진만이 묘하게도 ‘거의 같은 말’을 했다. 같은 표현이지만, 표현의 대상은 달랐다. 선동열 감독은 박진만 선수에 대해 한 것이었고, 박진만은 삼성과 비교할 때 자신의 전 소속팀이던 현대가 그렇다는 것이었다.

먼저 회견장에 들어선 선 감독은 박진만에 대해 “수비 쪽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올핸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 타점도 많았다”며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이며, 볼카운트의 대처능력이나, 경기흐름에 대한 감각, 수비에 대한 센스는 남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 인터뷰 뒤 특급마무리 오승환과 나란히 회견장에 나타난 박진만은 자신의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묻자 “2004년 현대시절 삼성과 붙었을 때”라며 “그때 실책을 해서 졌으면 큰일날뻔 했는데 이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현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대는 투수와 타자가 다 좋아 야구를 알면서 한다고 할까요. 점수를 낼 때 낼 줄 알고, 막아야 할 때 막고…. 삼성은 기동력과 투수가 좋아 감독님이 추구하는 지키는 야구를 한다는 게 다릅니다.”

올 3월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도 수비에서만은 세계적 수준임을 뽐낸 유격수 박진만은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연장 10회말 4-2로 앞선 2사 2·3루에서 오승환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김태균의 타구를 1루에 뿌려 간발의 차로 승리를 굳혔다. 우승을 확정한 29일 6차전에선 3-0으로 앞선 5회 1사에서 클리어와 데이비스의 강습타구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등 위기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공격에서도 3차전 3-3이던 연장 12회초 2사 2루에서 결승타를, 2-2로 맞선 4차전 연장 10회초엔 선두타자 안타로 진루해 결승점을 올렸다. 5차전까지 0.304(23타수 7안타)의 타율과 2타점을 올린 그가 비록 6차전에선 2타수 무안타에 그치고도 최고의 선수로 뽑힌 이유들이다.

“다들 잘했는데, 다른 선수들을 대표해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진만은 “상금 1천만원은 구단과 상의해 대구지역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스타들은 이렇게 하잖아요?” 그의 마지막 이 말이 속으론 늘 최고의 선수(MVP)를 바라고 있었음을 실토한 것은 아닐까?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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