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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왼쪽) 류현진(가운데) 김재박 감독(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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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루타·팀플레이 중시 ‘스몰볼’ 적응중
마무리 전 중간계투진 여전히 실험중
도하AG 야구대표팀 평가전 /
“대호야~넌 우리 롯데 아이가….”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야구대표팀과 롯데 자이언츠의 평가전이 열린 17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팬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이대호(롯데)가 대표팀 4번 타자인 것이 자랑스럽기만 한 모양이었다. 롯데 타자가 친 파울뜬공을 이대호가 잡으려 하면 야유를 보내다가도, 이대호가 안타를 터뜨리니 ‘본심’으로 돌아가 함께 기뻐했다.
수능추위가 몰려가 햇살이 따끔했던 사직구장엔 어떻게 알고 왔는지, 300명 가까운 팬들이 몰렸다. 전날 엘지 1.5군과의 연습경기(9-7 승리)에 이어 대표팀은 롯데와의 2차 평가전에서 13안타를 몰아치며 8-3 승리를 거두고, 대만과의 첫 경기(30일)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 ‘스몰볼’은 합격점
전날 3번을 맡았던 이병규(엘지)는 이날 톱타자로 나와 3안타를 뽑아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2번 이용규(기아)와 9번 정근우(에스케이)도 각각 2득점을 올리며 연결고리 노릇을 충분히 해줬다. 진루타를 중시하며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김재박 감독의 스타일이 타선에 그대로 묻어난 셈이다. 허구연 〈문화방송(MBC)〉 해설위원은 “대만 포수의 송구능력이 안좋아, 이들 빠른 선수들이 출루기회를 많이 잡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오승환까지 연결하라 수능시험을 마치고 전날밤 늦게 선수단에 합류한 류현진(한화)은 4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의 평범한 투구를 했다. “낮아진 마운드 높이에 아직 적응이 안된다”고 말한 류현진은 “현재 몸상태를 끌어 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재박 감독은 류현진에 이어 우규민(엘지)-정민혁(연세대)-신철인(현대)-윤석민(기아)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불펜을 점검했다. 롯데 이승화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우규민 외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호투도 보이진 않았다. 선발투수에서 마무리 오승환까지 마운드를 넘겨줄 중간계투진은 여전히 ‘실험 중’임을 알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잘 따라오는 편”이라면서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수비와 공격의 다양한 작전을 실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 작전을 가다듬어야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개인훈련 등으로 각자 스스로 몸을 만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공격강화를 위해 3루수 자리를 맡게 된 이대호가 이날도 실책을 하며 아직은 불안한 모습이었고, 병살플레이·연계송구 등에선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도 보였다. 허구연 위원은 “아시아경기대회 역시 단기전이라 작전 수행능력이나 수비실수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며 “선수들이 대회 전까지 ‘김재박 식’ 야구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부산/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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