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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11 17:42 수정 : 2007.02.12 16:49

두산 선수들이 일본 쓰쿠미 시민구장에서 ‘빨리 달리기 게임’으로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엿보니…
골프공·스펀지공 타격연습
체력훈련은 가을운동회 분위기
마운드선 벌벌 ‘새가슴’ 치료도

짧게는 40여일, 길게는 60여일 동안 지속되는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남과 다르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때문에 각팀 코칭스태프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훈련효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프로야구 전지훈련장은 그래서 골라 ‘먹는’ 재미가 아니라, 골라 ‘하는’ 재미로 열기가 가득하다.

스펀지공 아니면 맨손 때리기=삼성 타자들은 괌에서 일본 타격왕 출신 사사키 교스케 인스트럭터가 고안해낸 스펀지 공을 때린다. 가벼운 스펀지공을 치려면 임팩트 순간의 정교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타격연습에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조동찬은 “처음에는 몰랐는데 3주 뒤쯤 되니 타격감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아(KIA) 타자들도 스펀지 골프공을 타깃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스펀지 골프공은 서정환 감독의 발명품으로 스펀지 재질의 골프공에 실을 감아 만들었다.

워낙 작아서 선수들이 100개씩만 쳐도 녹초가 될 정도. 스윙 스피드와 변화구 대처능력, 그리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는 아주 제격이라고 한다.

김성근 에스케이(SK) 감독은 정근우 등 몇몇 타자들에게 “맨손으로 야구공을 때려라”는 지령을 내렸다. 김 감독은 “맨손 때리기는 스윙을 할 때 손의 각도를 잡아주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스펀지공으로 타격 연습을 하는 삼성 선수./ 20㎏이나 나가는 조끼를 입고 훈련하는 한화 구대성./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트레칭 훈련중인 기아의 임준혁(아래)과 고우석.

재미없는 체력훈련은 가라=반복적인 체력훈련은 지루함이 골칫거리다. 때문에 각 팀 트레이너들은 흥미도 유발하고 효과도 만점인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

강흠덕 두산 트레이너는 일본 쓰쿠미 전지훈련장을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분위기로 바꿔버렸다. 두산 선수들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상대방에게 짐볼(커다란 고무공)을 튕기며 양쪽 폴대 사이를 달리는 ‘짐볼 러닝훈련’은 흡사 가을운동회 때 공굴리기 모습을 연상시킨다. 두산 선수들은 ‘짐볼을 놓치지 않으려면 전력질주를 해야 돼 일반 러닝훈련 때보다 더 숨이 찬다’는 내용의 훈련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화 트레이너들도 머리를 맞대 선수들이 작은 테니스공을 주고받으며 발아래 있는 둥글고 넓적한 풍선 모양의 기구를 반복적으로 밟는 하체훈련법을 생각해냈다. 구대성은 특히 하체훈련의 극대화를 위해 20㎏ 무게의 조끼를 입고 체력훈련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래도 정신력 무장이 우선=롯데는 김수화 최대성 나승현 등 젊고 싱싱한 어깨들이 많다. 고민은 이들이 불펜에서는 잘 던지다가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제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롯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심리학 박사인 문창일(34)씨를 사이판 훈련지에 파견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 동안 강연을 맡겼다. 일명 ‘새가슴 치료요법’. 서정근 롯데 운영홍보팀 과장은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강해지라고 올해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반응이 대단히 뜨거웠다”고 밝혔다.

김재박 엘지(LG) 감독도 사이판 전훈에서 간간이 훈련 시작 5분 전에 선수들에게 가부좌를 틀고 ‘명상의 시간’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야구는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운동이다. 하루하루 생각 없이 운동하지 말고 항상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바를 되새기면서 훈련에 임하라”며 정신력 무장을 채찍질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녁식사 이후 1시간씩 이론 및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카약·사우나 등 다양한 휴식 풍경
그래도…캠프장의 시계는 돌아간다

김진우 등 기아 선수들이 온천욕을 즐기고 있고(왼), 삼성의 진갑용과 오승환은 카약을 타고 있다.(오른쪽)

골프 하고, 카약 타고, 사우나 즐기고…. 여느 휴양지 모습이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지훈련지 모습이다.

두달 남짓 가족과 떨어져 캠프지에서 유배생활(?)을 해야 하는 야구선수들의 쉬는 날 모습은 제각각이다. 물론 목적은 똑같다. 3~4일 동안 쉬지 않고 훈련만 하느라 지치고 피곤했던 심신을 풀어주는 것이다.

미국 하와이로 훈련을 떠난 한화의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고참들은 휴식일에 골프를 치러 나간다. ‘탁’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쭉쭉 뻗어가는 골프공을 보면 훈련 동안 쌓였던 체증이 싹 가라앉는 듯하다. 젊은 선수들은 미리 챙겨 온 수영복을 입고 와이키키 해변에서 선탠을 하거나, 스노클링에 도전한다. 괌에 있는 삼성 선수들도 비슷하다. 쉬는 날 숙소인 레오팰리스리조트에서 2인용 카약을 즐기거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한다. 이들의 몸은 강렬한 태양에 이미 현지인처럼 새까맣게 그을렸다.

따뜻한 곳으로 훈련을 간 한화 삼성 롯데 엘지(LG) 선수들과 달리, 현지 기온이 영상 15도 안팎에 불과한 일본에 있는 두산 기아(KIA) 에스케이(SK) 선수들의 쉬는 날 모습은 좀 다르다. 강렬한 태양을 즐기기보다는 근처 온천에서 피로를 풀기 때문이다. 수영장 대신 사우나 욕조가 그들의 놀이터다. 파친코가 허용된 일부 구단 선수들은 ‘돈버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따뜻한 곳이건 추운 곳이건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일은 잠자기와 쇼핑하기. 대다수의 선수들이 숙소 창문 커튼을 친 채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거나, 한국에서 가져온 디브이디(DVD)를 본다.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는 것도 휴일에 해야 할 일. 인터넷에 접속해서 가족이나 애인과 화상채팅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그렇게 캠프지의 휴일은 간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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