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05 18:34
수정 : 2007.03.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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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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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 겸 투수코치엔 선동열 삼성 감독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김경문(49·사진) 두산 감독의 첫 마디는 “정말 클났다(큰일났다). 클났어”였다. 그의 말속에서 ‘부담’이라는 두글자가 잔뜩 배어져 나왔다. 일본 쓰쿠미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 감독은 5일 오전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으로부터 올림픽 야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는 말을 전해들은 터였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월28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올해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제24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겸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감독에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고 5일 발표했다. 김 감독의 고려대 후배이기도 한 선동열 삼성 감독은 수석 겸 투수코치로 뽑혔다. 윤동균 한국야구위 기술위원장은 “프로야구 전·현직 감독을 모두 놓고 고심한 끝에 최근 안정된 팀 운영능력을 보여준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지도자로서의 첫길을 ‘감독’으로 시작하게 된 김경문 감독은 “난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 않은가 싶어,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난 아니다’고 했다”면서 “그래도 한국야구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을) 안하겠다는 것은 비겁한 일 같아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태껏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김 감독은 “부담이 좀 크다. 하지만 결과를 두려워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선동열 감독 및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힘을 합쳐서 차근차근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대표팀 선수선발에 대해서는 “해외파든 국내파든 선수들 마음이 움직여 태극마크를 달게 하겠다”고 했다.
포수출신의 김경문 감독은 2003년말 두산 사령탑에 부임한 뒤, 그동안 득점상황에서 번트를 자제하고 강공을 선택하는 선이 굵은 뚝심의 야구를 선보여왔다. 이러한 뚝심야구로 병역비리 이후 주축선수들이 대거 입대해 반토막난 두산 전력을 이끌고 ‘꼴찌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2004년과 2005년에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적도 일궈냈다. 두산 선수들은 “겉으로는 온유한데 안으로는 칼을 품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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