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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서재응.유제국만 청신호
미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져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다. 정규 시즌 개막을 2주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서재응(30)과 유제국(24.이상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시범 경기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입지가 극히 불안정해졌다. 서재응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0으로 3선발을 확실히 굳혔고 유제국도 평균자책점 1.80의 준수한 성적으로 5선발을 향해 뛰고 있다. 17일에는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4⅔이닝 동안 8실점한 데 이어 18일에는 박찬호(34.뉴욕 메츠)가 워싱턴전에서 3이닝 동안 홈런 3개를 얻어 맞고 7실점(4자책점)하는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각각 팀 내 5선발에 도전 중인 박찬호와 김병현의 시범 경기 평균자책점은 8.68과 9.00. 경쟁자인 마이크 펠프리(메츠.평균자책점 1.00)와 조시 포그(콜로라도.4.00)에 성적에서 밀리고 있어 남은 기간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선발 탈락을 담담히 받아 들여야 한다. 펠프리가 5선발로 낙점될 경우 박찬호는 불펜 투수로 강등되거나 자신이 용인한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뛰며 훗일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 클린트 허들 감독이 포그를 5선발로 확정하면 김병현은 트레이드 수순을 밟는다. 포심 패스트볼로 강속구 투수 부활을 노렸던 박찬호는 정작 직구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애를 먹고 있다. 낙차 큰 슬러브(슬라이더+커브)로 현재 팀 내 투수 가운데 올리버 페레스와 함께 탈삼진 1위(13개)를 달리고 있으나 직구가 살아나지 못하면 슬러브의 위력이 반감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김병현 역시 제구력이 좋지 못해 등판마다 널뛰기 투구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빅리그 재진입을 노리는 오른손 투수 김선우(30)도 계속 중간 계투로 기량을 점검 받고 있으나 평균자책점이 4.91로 불펜 투수로는 높은 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백차승(27)도 지난 16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6실점이나 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11.25까지 뛰어 5선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밖에 최희섭(28.탬파베이)과 추신수(25.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한국인 타자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시범 경기에서 주전 기회를 잡지 못해 대수비와 대타로 주로 나서고 있는 최희섭은 타율 0.167(18타수3안타)에 그쳐 조만간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는다면 일본 또는 한국 무대 진출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굴러온 돌' 트롯 닉슨에게 외야 주전 자리를 빼앗긴 추신수는 타율 0.217(23타수5안타)을 유지하고 있는데 노장 닉슨의 활약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닉슨이 부상으로 제 활약을 못한다면 추신수가 다시 주전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반대의 경우, 힘겨운 마이너리그 생활이 예고돼 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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