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4.04 18:42 수정 : 2007.04.04 18:42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가 이승엽이 통증으로 고생하는 왼쪽어깨를 가리키며 조언을 하고 있다. 왼쪽 목 부위에 ‘파스’를 붙인 이승엽.

아픈 어깨 파스 붙이고 짧게 끊어쳐 3연속 안타

야구는 ‘도전하는 인생’이다. 이승엽에겐 특히 그런 것 같다.

지난 3월30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방문 개막 1차전. 두번째 타석에서 가볍게 밀어친 게 이승엽 말대로 “바람불어 좋은” 홈런이 됐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속단할 일은 아니었다. 왼쪽 어깨통증을 호소해 네번째 타석부터 나오지 않았다. “그 전부터 아팠던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다음날인 31일과 4월1일 두차례 경기에서 고작 안타 1개만 추가하는데 그쳤다.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다.

안방 개막전이 열린 지난 3일 도쿄돔. 기자들과 방송 해설자들은 한결같이 ‘이승엽의 장기불황’을 걱정했다. 이광권 〈에스비에스〉(SBS) 해설위원은 “어깨가 아프면 손목을 완벽하게 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타구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승엽은 왼쪽어깨에서 목에 이르는 부위에 ‘진통소염 파스’를 붙이고 경기에 나섰다. 그리곤 지난 시즌 11승(7패)을 거둔 주니치 드래건스 베테랑 투수 야마모토 마사를 상대로 3연타석 안타를 뽑아냈다. 좌익선상 2루타, 우중간, 우전안타였다. 첫번째는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시속 116㎞), 두번째는 바깥쪽 높은 커브, 세번째는 몸쪽 가운데로 파고드는 싱커(시속 125㎞)를 받아쳤다. 야마모토가 두번 연속 바깥쪽 승부에서 안타를 허용하자, 세번째는 몸쪽을 노렸는데 수 싸움에서 이승엽이 한수 위였던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을 빠져나온 이승엽은 복도에서 기다리던 취재진들에게 “(야마모토로부터) 컨트롤이 되지 않는 볼이 와 안타를 3개씩이나 쳤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유인구엔 속지 말고, 스트라이크만 치려고 했다”면서 “아직은 몸과 마음 모두 100%가 아니기 때문에 짧게 치는 배팅을 하다가, 나중에 풀스윙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편치 않은 컨디션에서도 경기에 어떻게 몰입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스스로 도전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병규형이 편하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건넨 이승엽. 일본프로야구 4년째로 접어든 나름대로의 ‘노련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도쿄/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