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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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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 뒤 ‘손가락 세리머니’ 하기로
기아(KIA) 에이스 김진우(24)는 마운드 위에서 승리할 때마다 오른 집게손가락을 하늘로 올린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서’라고 한다. 김진우는 2001년 어머니 눈물 때문에 계약서 사인만 남기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지만, 그해 말 어머니는 그가 프로에 입단하면서 받은 계약금(7억원)으로 짓던 새 집에서 실족사를 당했다. 그후 김진우는 늘 경기 때마다 손가락 끝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마운드 위에 오른다.메이저리그 강타자 배리 본즈(42·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도 홈런 칠 때마다 오른 집게손가락을 하늘로 올린다. 2003년 타계한 아버지 바비 본즈를 기리는 몸짓이다. 자신도 메이저리그 홈런타자였던 바비 본즈는 지금의 배리 본즈를 만들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아들 경기를 일일이 보러다니는 등 아들 성공에 온힘을 쏟았다. 본즈의 세리머니에는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과 고마움이 담겨져 있다.
요미우리 계열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사진)도 앞으로 김진우나 본즈와 같은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 펼치는 홈런 세리머니다. 이승엽은 일본진출 후 목걸이에 어머니 김미자씨와 아버지 이춘광씨 이름을 따 ‘미광’(美光)을 새겨넣고 뛰었을 정도로 소문난 효자. 지금도 그의 목에는 모친이 생전에 선물로 줬던 목걸이가 걸려 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각기 활약하는 곳이 다른 그들이지만, 가족을 잃은 그들의 슬픔은 그라운드 위에서 똑같은 몸짓으로 승화된다.
김양희 기자, 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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