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26 19:22
수정 : 2007.04.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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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승(35·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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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2회 상대 포수 실책으로 득점하기도
타자가 달성하기 가장 어려운 연속경기 기록은 무엇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기록집(Record Book)은 타자의 연속경기와 관련해 △출장 △안타 △타점 △득점 4가지 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몸만 잘 관리하면 연속 출장경기수는 늘어나게 마련인데 비해 연속경기 안타는 투수와의 싸움이기에 더 힘들다. 국내 연속경기 출장기록은 최태원의 1014경기(1995~2002). 하지만 연속경기 안타는 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39경기(박종호·삼성·2003~2004)에 불과하다. 연속경기 타점은 더 적은 11경기로 장종훈(1991·22타점)과 이승엽(1999·15타점)이 공동으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럼 득점은? 타점은 선행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것인 반면, 득점은 자신이 자력으로 출루하고도 남의 도움까지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25일 마산 SK전에선 롯데 3번타자 겸 2루수 박현승(35)이 8년만에 프로야구 연속경기 득점 신기록(13경기)을 세웠다. 7회 우전안타와 폭투로 2루까지 간 그는 이대호의 우중월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종전 기록은 찰스 스미스(삼성·1999년)의 12경기. 박현승은 지난 11일 사직 LG전부터 이날까지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출루해 홈을 밟았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타순이 1번과 6번, 7번으로 바뀌었기 때문. 6번타자로 나섰던 사직 LG전에선 8회 대타(최경환) 작전이 성공해 홈을 밟았다. 1번타자를 주로 맡다 타순이 7번으로 밀린 17일 대구 삼성전에선 상대 투수(제이미 브라운) 폭투를 틈타 홈을 밟기도 했다. 22일 사직 현대전에선 연속득점 행진이 끊길 뻔 했다.1회 볼넷으로 출루하고도 득점에 실패한 뒤 4타수 무안타로 9회까지 침묵했기 때문이다.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고, 마지막 공격인 12회말 3루에 있다가 상대 포수(허준)가 투수의 투구를 놓치는 바람에 득점을 했다. 25일 현재 박현승의 출루율(0.426)은 8위지만, 높은 타율(0.362·김동주와 공동 4위)과 팀 동료 도움, 나아가 상대편 실책까지 잘 엮어 값진 기록을 이뤄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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