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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4 02:19 수정 : 2007.05.04 02:19

광주일고 선수들이 4-6이던 5회말 김태형의 안타로 6-6 동점이 되자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대통령배 고교야구 통산 5번째
9-9 맞선 9회말 2사 만루


“생각 같아서야 이형종을 세워 완투시키고 싶죠. 하지만 선수의 장래를 위해선….”

김병효(40) 서울고 감독은 3학년 이형종 대신, 2학년 안성무를 결승전 선발로 세웠다. 사실 이형종은 이번 대회 전부터 왼쪽 골반 통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3-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에서 선발 안성무가 3루타를 맞자 김 감독은 즉시 이형종을 투입했다. 이형종은 최고구속 150㎞ 빠른 공을 무기로 파울뜬공,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남발된 볼넷이 문제였다.

전통 명문 광주일고가 3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4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에서 신흥 강호 서울고를 10-9, 1점차로 물리치고 통산 5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광주일고는 이 대회 5차례 결승에 올라 무패의 전통을 남기며 고교 최강임을 과시했다. 1980년 당시 유격수로서 투수 선동열과 함께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허세환(46) 감독은 이번엔 지도자로서 대통령배를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1회부터 구원등판한 3학년 정찬헌이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9-9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 타석에 선 6번 타자 윤여운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이형종을 상대로 끝내기 우전안타를 쳐 10-9로 극적인 재역전극을 펼쳤다.

지난해 쿠바세계청소년대회 우승을 이끈 ‘우승 제조기’ 허세환 감독은 시합 전 “이형종은 볼만 건드리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 말대로, 광주일고는 2회말 3개의 볼넷과 몸맞는공에 희생뜬공 1개로 1점을 보태 1점차로 추격했다. 그 작전은 3회말에도 적용됐다. 몸맞는공과 볼넷으로 만든 1사 2·3루에서 적시타와 희생번트로 2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8-9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광주일고는 다시 이형종이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한 틈을 놓치지 않았고, 도루와 몸맞는 공,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광주일고는 이어 다시 이형종의 몸맞는 공으로 만든 2사 만루의 기회를 살려 재역전극이라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2002년 이후 5년 만의 대통령배 우승.

26대의 버스를 타고 상경한 재학생과 동문 등 2천여명의 광주일고 응원단은 경기 내내 빨간 막대풍선을 흔들며 아낌없는 응원전을 펼쳤고, 선전한 선수단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7회까지 9-6으로 앞서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던 서울고는 안타 수에서 11-10으로 앞섰지만, 마운드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2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특히 골반 통증의 아픔을 무릅쓴 이형종의 부상 투혼에 3천여명의 서울고 응원단들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채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형종은 이날 감투상을 받았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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